팔순의 실향민 강태원(83)옹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며 270억원을 쾌척한데 이어 이번에는 수원에서 생활정보신문을 펴내고 있는 황필상(56)씨가 후학을 양성하는데 써달라며 215억원을 내놓았다.
오늘처럼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배금주의가 만연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처럼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 없이 사회로 환원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이다.
권력과 지위를 지닌 사람들은 하나같이 축재를 위해 온갖 부정을 일삼고 한 웅큼의 푼돈을 손에 쥐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일까지 비일비재한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처럼 재산을 사회에 내놓은 것은 그저 한 순간의 결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미 이들은 이전부터 크든 작든 끊임없이 이웃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생활을 해왔을 것임을 우리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강할아버지는 지난해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꽃동네에 비공개를 조건으로 기부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 자신의 재산을 내놓기로 한 것은 돈 있는 사람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것이 아니라 사회로 환원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돈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의 모범을 따를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없고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비난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젊은 시절부터 그렇게 많은 고생을 하면서 성실하게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베풀어준 이번 일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옆에 있는 사람이 알게 모르게 선행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매년 발생하는 수재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면 전국 각지로부터 어린이들의 코 묻은 돈부터 시작해서 한 푼 두 푼 정성들이 끊임없이 답지한다. 기업들도 이익의 일부를 사회로 환원하는데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는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 한 사람당 기부액을 보면 일찍부터 기부문화가 발달해있는 선진국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정부 차원의 배려도 시급한 과제이다.
이번 미담을 통해 우리는 액수의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형편과 사정 안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첫 걸음이 어려운 법이다.
단돈 천원이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나눔을 시작한다면 더 큰 나눔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재물은 하느님께서 얼마든지 마련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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