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인류인 우리 역시 이 땅에서 살고 있다. 인류는 지난 20세기, 16세기, 1세기, 기원전에도 이 땅에서 살았고, 처음부터 이 땅에서 살았다. 오래 전의 인류에게도 최근의 인류에게도 해는 동에서 떠올라 서로 지고, 땅에 산과 들이 있으며, 하늘에 낮에는 해와 흰 구름, 밤에는 달과 별이 떠있다. 감각세계에 와 닿는 이 땅의 모습은 그 때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나 같다.
그런데 이 땅에 대한 인류의 생각은 각 시대마다 조금씩 또는 많이 달랐다. 인류는 특히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이래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감각세계에 와 닿는 것과는 많이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지식은 단순히 인간의 의식세계만을 변화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실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과 우주에 대해 현재와 같은 의식세계를 가지고, 현재와 같은 삶의 모습으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하늘에는 무수한 비행기가 날고 있고 수천 개의 인공위성이 돌고 있으며, 인류는 이제 이들의 도움이 없는 삶을 생각하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우주에 대한 지식은 날로 증가되고 있고, 이것은 즉시 우리의 의식세계와 구체적인 삶의 형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류는 현재 우주를 가장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허블 망원경보다 50배 이상 해상도가 높은 망원경을 조만간 만들어 1억 광년 떨어져 있는 별의 혹성에 산소가 존재하는지 분간하려 하고 있다. 천문학과 이와 관련된 학문이나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관측기구들을 통해 상당히 진보된 전문지식을 축적하고 있고, 이들이 가진 전문지식은 단순히 인류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의식과 세계관 그리고 신앙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연환경과 인간환경에 관심을 가져온 필자는 환경문제를 구체적인 현장에 대한 공부와 분석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고자 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톨릭 교회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영성에서 찾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 환경칼럼을 쓰는 이유와 목적도 바로 이 작업의 일환이다. 지난 호까지 필자는 이 난에서 환경문제의 일반적인 이야기부터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식량문제에 대해 20회에 걸쳐 언급했고, 이어서 우리의 내면의 세계로 들어와서 마음의 환경에 대해서도 20회에 걸쳐 다루었다.
마음의 환경에 대해 할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독자 여러분께서 혹시 지루해 하지나 않을까 저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칼럼의 분위기를 바꾸어 이제 내면의 세계에서 외면의 세계로, 외면의 세계를 언급하면서도 언제나 내면의 세계와 연관된 글을 구상하고 있다. 집안에서 집안 일에 대해 골몰하다가 바깥에 나오면 넓게 펼쳐진 자연에 의해 속이 시원하고, 때로는 집안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떠오르기도 하듯이, 눈을 들어 우리의 시야를 좀더 넓혀보면 이 땅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경문제를 비롯한 각종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좀더 정확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지나 않을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께서 앞으로 전개될 우주의 환경에 대한 필자의 견해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큰 기쁨으로 삼아 이 글을 쓰는 데에 더 많은 정성을 쏟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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