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인천교구 전역에서는 故 심미선 신효선양의 죽음을 애도하고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9일기도 및 행사가 열렸다.
교구 사회사목국과 청년국은 올바른 사건 해결 촉구와 불평등 소파(SOFA) 개정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공동주관으로 출범시켰고 9일기도와 함께 서명운동과 기도봉헌운동이 병행된 것이었다.
매일기도는 본당과 부평 미군기지 사건현장 등을 순회하면서 봉헌됐고 영상물 상영, 사진전, 헌화, 강연회 등이 이어졌다. 「루사」가 한반도를 휩쓸던 날 부평공원 원형공원에 마련된 시국미사 추모 문화제에는 강풍과 폭우의 날씨 속에서도 두 어린 영혼의 희생을 슬퍼하는 많은 이들이 자리를 지켰다.
미선양과 효선양의 문제에 인천교구가 이렇게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전 교구민의 기도와 마음을 모은 것은 그들의 죽음을 외면하고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해왔던 기존의 태도를 바꾸어 더 이상 미군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자는 결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45년 이래 남한에서는 전국 96개 기지에 약 3만70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면서 10만건이나 되는 범죄가 자행돼 온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윤금이씨 살인사건을 비롯 지난해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캠프 하우즈 후문 인근 공사 현장에서 2만2천 볼트 고압선에 감전돼 팔다리를 잃었던 전동록씨가 1년여간의 투병생활 끝에 사망해야 했던 것 등 살인, 강간, 폭행, 독극물 방류 등의 각종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소파 규정 때문에 피해를 당한 한국인들은 속수무책으로 억울함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 규정에는 각종 미군범죄에 대해 미군 수사기관과 한국 경찰이 수사진행과 내용에 대해 공조토록 하고 있지만 이를 어겼을 경우 제재규정이 없고, 또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에 대해서도 미군 관리가 입회하지 않는 한 용의자에 대해 신문할 수 없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신문 결과를 증거로 채택할 수 도 없는 것이다.
미군은 이 협정을 내세워 자국 군인들을 보호했고 한국정부 법무부 조차 그 규정을 이유로 미군 범죄자들을 한국 법정에 세우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95년 일본에서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으로 주일 미군 사령관, 주일 미국대사, 클린턴 대통령까지 사과하고 피해자가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한 주둔군 지원협정을 개정한 사례가 있었다.
주권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각성이 필요한 때라는 측면에서 또 정의와 평화를 구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라는 점에서도 인천교구가 보여준 9일기도 행사는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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