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인 추석이 다가왔다. 일상이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더라도 해마다 돌아오는 추석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평소에 못다 나눈 정을 한껏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다.
하지만 그처럼 풍요롭고 따뜻한 추석 명절도 태풍으로 집이 무너지고 한 해 동안 땀흘려 지은 논밭을 잃고, 내 자식처럼 키워온 수십, 수백마리 가축들을 물에 떠내려보낸 수재민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는 속담에서 보듯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명절은 어쩌면 냉혹한 현실을 더 곱씹어야 하는 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는 수재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올해 추석을 더욱 검소하게 보내자는 운동이 각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청북도는 9일 영동, 옥천군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해까지 역과 터미널에 내걸었던 고향 방문 플래카드를 『수재민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추석』 등의 문구로 바꾸기로 했다. 또한 각종 지역 축제를 간소화하고 연기하기도 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역시 검소한 추석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춘천시는 매년 9월에 열던 소양제를 열지 않기로 했고 차례상 조촐하게 차리기 등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상부상조의 정신이 깊이 뿌리내린 아름다운 전통을 지니고 있다. 보리고개를 넘어야 목숨을 부지할 만큼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 정신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가위를 앞두고 이러한 아름다운 민족적 전통을 더욱 깊이 되새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풍요와 감사의 축제인 추석 명절을 그저 나와 내 가족만의 축제로 지낼 것이 아니라 뜻하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명절 때마다 어른이나 친지들에게 보내는 선물은 검소하게 준비하고 차례상도 예년과 비교해 조촐하게 차리며 연휴를 이용한 여행 계획을 짤 때에도 조금더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많은 피해 지역이 농촌이라는 점에서 낙과(落果)를 사준다거나 우리 농산물을 더 적극적으로 구입해주고 만약 여건이 허락된다면 짬을 내서 피해 지역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나서는 것도 나눔을 실천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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