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필리핀 총회 이후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됐던 제21차 세계 가톨릭의사협회 총회가 가톨릭의사 본연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11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서울 선언문」으로 불리는 이 결의문은 특히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대해 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내용이어서 교회 밖에서도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결의문을 통해 의사협회는 가톨릭의사는 배아줄기세포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통해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다고 보며 이에대한 연구를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또한 인간배아를 냉동시키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와함께 가톨릭 기관은 배아줄기세포를 대체할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물질적?정신적 지원이 필요함을 명시하고 있다.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을 둘러싼 교회내외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작금의 한국 상황에서 이러한 의사협회의 선언문은 줄기세포, 안락사 문제에 관한 가톨릭 의사들의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대외적으로도 줄기세포 연구 문제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의문 내용이 아니더라도 이번 총회는 「가톨릭 의료인의 사명과 정체성」이란 주제처럼 가톨릭의사들이 세상 안에서 지녀야할 가치와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견해를 모으는 자리로서 의미가 깊었다.
죽음의 문화로 대표되는 인간 복제 문제와 관련, 작금의 의료계 현실을 진단했고 안락사, 호스피스, 저개발국 모성보호, 신체장애자들에 대한 치료 등 정말 우리의 삶 안에서 눈을 돌려야 할 생명윤리 문제들을 함께 의논하고 대안과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도 뜻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로자노 대주교는 기조연설에서 가톨릭의사는 복음속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존재로서 환자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있어 하느님의 협력자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생명을 다루는 고귀한 의술마저도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요즘 가톨릭의사들이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타인을 향한 봉사의 마음을 결의했다는 점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의사들에게 진정한 의료인의 모습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가톨릭의료인들이 앞장서 예수님의 사랑으로 인술을 베풀고 생명문화 건설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가할 때 이들의 모습속에서 많은 의료인들이 예수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것이고 무관심속에 고통받고 버림받고 죽어가는 많은 이들의 어려움은 나누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이번 총회 결과가 한국 교회 의료기관 및 의료인들에게 의료인의 소명을 되새김하는 청량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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