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시노드 준비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청소년 신앙생활 실태와 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사목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막상 현실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청소년 사목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이 기대 이하라는 점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 주일학교 담당 사제와 수도자 등 사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신자들이 청소년 사목에 대해 관심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절반이 훨씬 넘는 67.4%가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재정적인 지원도 마찬가지로 부족하다는 응답이었다. 사목자들은 65.2%, 초등부 교사는 55.6%, 중고등부 교사는 58.7%가 청소년 사목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물론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도 작용하겠으나 주일학교 운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획일적이고 지루한 교육 내용, 낙후된 교육 방식, 프로그램 미비 등등은 많은 경우 이러한 관심과 지원의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교육 내용과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들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세련되고 요즘 청소년들에게 흥미를 주는 매력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교사 양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러하다. 교사들의 자질 부족에 대한 문제 의식이나 전문적인 교리교사의 양성 필요성,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도 대부분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유급 교사 채용 문제 역시 교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없이는 해소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청소년 사목과 교육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 교회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청소년들은 교회와 신앙생활에 흥미를 느끼고 그 안에서 나눠지는 신앙의 양식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씨도 뿌리지 않고 열매를 거두는 법은 없다.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며 끊임없이 애정과 관심을 쏟을 때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다는 우려와 탄식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전부터이다. 교회 안에 젊은이들이 줄어든다면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청소년 사목은 일부 관계자나 사목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를 비롯해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그에 바탕을 둔 과감한 투자와 획기적인 사목적 전환으로 청소년 사목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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