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누구나 보석에 관심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석에 대한 흥미가 그다지 없는 무딘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액세서리는 퍽이나 좋아한다. 보는 것도 즐기지만 모으는 건 더 즐긴다. 외국 여행을 다녀오면서 친구가 선물로 준 고급 액세서리부터 내가 시장에서 산 값싼 것 하며 청년이 된 아들이 나의 기념일마다 사다 준 고가품의 액세서리까지 다양하다. 그렇다고 액세서리를 잘 걸치는 편도 아니면서 예쁜 것만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발동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유난히 소중하게 여기는 목걸이가 있다. 오래전 나의 생일에 너무도 우스꽝스럽게 남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생일잔치를 하자며 조그만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타난 남편은 벌써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생일 선물이라며 조그마한 주머니를 내밀며 한다는 말이 이랬다.
『당신도 아는 ○상점에서 샀는데 돈은 일부만 주고 가져왔으니 내일 나머지 돈을 갖다 주오』라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너무나 당황하면서도 지극히 남편다운 행동에 그나마 고마운 마음으로 선물을 받았다.
풀어 보니 조그마한 십자가가 인조 보석으로 세공된 목걸이였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 목걸이가 내 목에 걸쳐진 그 때의 가슴 벅찬 순간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보다 더 좋은 액세서리도 모두 서랍속에 잠재우고 있는데 이 목걸이만은 항상 걸고 다닌다.
체질상 반지를 낄 수가 없기 때문에 묵주반지를 한 번도 껴보질 못했다. 그래서 이 목걸이를 더 내 몸에서 떼어내질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몇 번의 봄이 내 곁을 거듭 지나가더라도 이 목걸이는 내 몸의 일부로 간직하며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이 목걸이를 통해서 묵상거리를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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