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사람들은 집안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훈훈한 바람이 부는 밖으로 나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한다. 축제는 그렇게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기도 하고 때로는 축제의 공간이 사람들을 불러내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거의 연중 무휴로 축제가 펼쳐지는 나라가 되었다. 축제도 종류에 따라 지방색이 강조되는 지역축제에서부터 국제적인 규모의 대규모 문화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4월 초에는 경주에서 「술과 떡 잔치」가 열렸고 5월 초에는 전주에서 국제영화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고추, 딸기, 대하 등 수많은 먹거리 축제가 철철이 열리고 남원 같은 곳에서는 흥부, 춘향 등의 고전적 캐릭터들을 살린 유서깊은 고전축제가 열리기도 하며 그렇게 이름붙여진 것 말고도 오월 단오며 유월 유두며 달이 차고 기울어 절기가 바뀌는 언저리에 배치된 수많은 축제들 속에서 사람들이 흥겨워한다.
돌이켜 보면 이렇게 축제가 많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아주 오래 전의 일은 아니었지 않나 생각된다. 먹고 살기 바빠 놀거리 챙기기 힘들던 시절이 바로 엇그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놀이 문화가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 되어 있는 사회가 되었으니 이런 사회를 이름하여 「여가사회」라 불러도 좋겠다. 여가사회는 생산하고 근로하는 시간의 비중과 소비하고 노는 시간의 비중이 얼추 맞먹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여가사회의 사회적 룰이나 관행은 그 이전의 그것들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가령 토요일을 쉬는 관행도 많이 일반화되었지만 아직도 조금은 생소하다. 문화적으로 봤을 때,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일이 바로 이와 관련있을 듯 싶다. 여가사회에 걸맞는 사회적 관행들이 세워지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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