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50만 내지 200만의 아이들이 침묵속에 죽어가고 여학생들 중 10%가 낙태를 경험했으며 이들 10대에 의해 소리없이 사라지는 아이가 연간 30만에 이르는 현실. 그리고 하루 2500개 산부인과에서 5000명의 아기가 죽어가고 있는 사회.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한국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산부인과를 통한 하루 낙태아 숫자는 인구비례로 볼 때 독일의 20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11배, 일본의 9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인천교구가 이 같은 낙태천국의 현실을 개탄하면서 교구장 명의의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그간 생명관련 단체들 차원에서 성명서 형식으로 낙태의 심각성에 대해 교회 입장을 표명한바 있지만 교구장이 직접 교구민들에게 낙태가 지니고 있는 자연법적.신법적 죄악성과 심각성을 알리고 낙태 반대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낙태를 시술하는 이들 및 낙태를 권유하는 이들에게 간곡히 낙태의 해악성을 알리고 있는 사목교서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우리 신자들이 낙태방지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다.
인간복제, 사형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관심을 가지면서도 낙태를 반대하는 데는 너무나 목소리를 내지 못한데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는 입장도 표현하고 있다.
사실 많은 이들이 60년대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해 낙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현실에서 「단산」, 「건강」, 「경제형편」, 「터울조절」, 「남아선호」나 「장애가능성」 등으로 낙태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성개방 풍조와 맞물려 미혼모들이 양산되고 있는데도 「사회적 비난」이나 「장래계획의 지장」 등으로 낙태는 서슴없이 진행된다.
이번 사목교서는 낙태 예방과 이미 낙태한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사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강구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사목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신자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교구의 사목교서가 무뎌져 있는 태아에 대한 생명의식을 새롭게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교회는 신자들을 위한 생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하고 사목자들도 정규적으로 본당내 제 교육을 통해 생명윤리 문제를 우선해서 다뤄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생명의 종교인 가톨릭 교회부터 태아의 생명보호에 나선다면 소리없이 절규하며 눈을 감는 어린 생명들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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