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9일과 23일 각각 미국 서부 테메큘라와 동부 에섹스카운티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린 「테메큘라 꽃동네」와 「뉴저지 꽃동네」는 사랑의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미국 「꽃동네」의 오늘은 단순히 사회복지시설의 증가라기 보다는 사반세기 역사를 갖고 있는 꽃동네 사랑의 정신이 어떻게 열매맺어 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먼길을 마다 않고 미국 전역에서 달려와 축복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축하의 자리를 가득 메운 신자들 역시 그러한 사랑의 울림을 확인케 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사랑과 봉사, 나눔의 참 의미를 일깨우며 이 땅의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안식처가 되어온 꽃동네가 물질적 풍요 속에 사랑의 보금자리인 가정이 무너져가는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하느님의 역사를 펼쳐갈 지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사랑과 봉사」로 아로새겨온 꽃동네의 기도와 은총의 역사가 광활한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그리고 꽃동네가 품어온 열정과 희생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가슴 벅찬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 미국 꽃동네의 출범은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구조를 가진 미국 사회에서 국내 꽃동네의 삶의 방식이 어떻게 뿌리내리고 공감대를 다져나갈런지 염려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은 분명 우리 보다 한발 앞선 복지를 구현하고 있는 나라다.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미국민들의 이해도 우리와는 상이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여기에서 꽃동네가 하느님의 역사 안에서 부여받은 새로운 소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가정해체가 가속화되고, 영적 목마름에 허덕이며 사랑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는 미국사회에서 꽃동네는 단순히 또 하나의 복지서비스로서가 아니라 가정을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보루이자 성채가 되어주어야 한다.
인종, 종교와 이념을 뛰어넘어 지역공동체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이웃의 고통에 눈을 돌릴 때 꽃동네는 「인간답게」 살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의 참 사랑을 전하는 공동체로서 새롭게 자리잡을 것이다. 그러할 때 「꽃동네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꽃동네 사랑의 정신은 세상 곳곳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