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임기말에 접어들어 공직 사회의 기강이 무너지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무질서와 무법, 탈법이 무성하다. 특히 이러한 행태들이 법을 준수하고 선량하게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쳐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매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갈 때면 어김없이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 현상이 나타나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예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두 차례의 총리 인준안 국회 부결과 장기간의 총리 부재, 집권층 비리와 공적 자금, 국회 청문회 무산,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혼선과 분열, 잡음에다가 국회에서의 무책임하고 저질스런 이전투구 등 국민 생활과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감 없는 정치권의 행태에 신물이 난 상태다.
그런데 최근에 벌어진 몇 가지 사건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강도를 잡으려는 용감한 시민이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가 하면 총기강도사건에서 범인들이 사용한 무기의 일부가 인근 군부대에서 유출됐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심문 중인 피의자가 구타로 사망한 사건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과거 독재 정권 시대에나 있었던 것으로 알았던 고문 행위가 여전히 일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는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 군 등 공직 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짐에 따라서 그 영향은 사회 전반으로 미치고 있는 듯하다. 곳곳에서 탈법과 불법이 판을 치고 무질서가 일상화돼 있는 듯하다.
사회 지도층의 무책임과 이기심에서 비롯되는 각종 비리와 부패는 법 없이도 살아가는 선량한 서민들에게 법과 질서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고 때로는 박탈감과 피해의식까지 느끼게 할 것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국가 운영의 책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이미 대선 후보들은 물론이고 각 후보들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합집산을 하고 있다. 물론 신념과 노선을 따라 지지 후보를 선택하고 소속 정당을 탈퇴하거나 결성하는 것은 모두 정당한 정치 행위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치인과 공직자, 사회 지도층의 이러한 기강 해이와 무책임한 행태들로 인해 국가와 사회가 멍들고 국민들의 생활이 더 고통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도덕성 만이라도 갖추고 국민들의 삶과 국가 운영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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