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문화다』
최근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개최한 「가톨릭 교회의 인터넷 이용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는 인터넷이 이제는 더 이상 단순한 수단이나 도구에 그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서, 즉 「인터넷 문화」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인터넷을 선교와 교육의 도구로 간주했던 가톨릭교회의 관점이 이제는 문화적인 관점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깊은 공감을 갖게 된다.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매스미디어 교령, 매스미디어에 관한 첫번째 사목훈령인 「일치와 발전」 등을 통해서 매스미디어를 주로 도구주의적 관점에서 취급해왔다. 물론 그 이후의 여러 문헌에서는 이러한 제한된 관점에서 탈피해 문화적 관점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세계 교회는 물론 정보화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교회는 지금까지 첨단 매체로서 인터넷을 포함해 매스미디어를 다른 목적을 위한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으로써 평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교회는 인터넷을 행정 업무 전산화나 선교, 교육 등에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데 주력해왔고 실제로 많은 교구와 본당에서 업무의 효율을 높였고,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실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다양한 부작용들이 인터넷이 과연 공공선을 증진하고 인간의 선익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들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교회 안에서는 그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바로 여기에서부터 우리는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와 첨단 통신 수단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인터넷이 다만 하나의 도구이고 수단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바로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교회 생활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교회는 단지 도구주의적인 관점에서 인터넷의 활용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왜 사용해야 하며,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인터넷 사용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나아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신학적으로, 문화적으로 검토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인터넷이 지니는 양면성과 현대인과 현대 문화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은 자칫 인간 삶에 어둠을 드리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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