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매일 성서를 읽자」를 실천구호로 시작된 성서주간은 올해로 18회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안에 성서공부를 가장 보편적인 신자 재교육 방편으로 정착시키는 큰 동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같은 계기를 통해 말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성서공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신자교육 과정으로 각 교구와 사목자 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의 성서 공부 프로그램이 계발돼 있고 전국적인 성서모임과 성서학교 개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평신도들의 성서공부 참여와 봉사자 양성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말씀의 생활화가 그리스도인에게 필수적이고 기본적이라고 볼 때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 한국교회 안에 일고 있는 성서공부의 열망과 외형적 성장세 만큼 말씀이 삶 안에 생활 안에 뿌리 내렸는가 하는 것은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로 남는다.
혹자는 이 시대만큼 「생명의 길」이 필요했던 시대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표현처럼 「죽음의 문화」가 암처럼 온 세상에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명파괴 현상은 테러 전쟁 생태위기 생명경시풍조 등으로 이어져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 사회 역시 만연된 물질주의 소비 향락주의 부정부패 등으로 얼룩져 있고 일년에 150건에 이르는 낙태 현실등 생명문화를 찾기란 참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알려 주셨나이다』(사도 2,28시편16[15],11) 2002년 성서주간 표어에서는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시는 생명의 길이 성서에 계시되어 있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신자들은 말씀을 통한 새로운 복음화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기 때문』(히브 4, 12)이라는 말씀에서처럼 성서를 통해 생명의 길을 만나도록 더욱 독려돼야 한다.
아직 많은 신자들, 특히 노인 청소년 장애인 등 특수 계층 신자들이 성서공부를 접할 기회가 적은 상황에서 사목자들은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 말씀을 개인적으로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도권은 말씀을 향한 활력을 지속시키고 보다 내실화 할 수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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