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은 제16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통령을 선택하는 일은 국가 대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막중한 일이다. 따라서 모든 유권자는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대통령 후보자들의 자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자신에게 부여된 소중한 한 표를 빠짐없이 행사해야 할 것이다.
투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일 뿐만 아니라 중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교회 역시 국민들이 행사해야 하는 투표의 권리와 의무를 항상 강조해왔다. 「현대 세계의 사목헌장」 제75항에는 『모든 국민은 공동선의 촉진을 위하여 사용하는 자유 투표의 권리와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회는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공동선의 추구에서 찾는다. 따라서 우리가 후보자를 선택할 때에도 사회와 국가의 공동선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올해 인권주일 담화문에서 『정치 질서를 바로잡고 공동선을 찾기 위한 노력』과 『지역 감정이나 사사로운 정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지도자를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 공동선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우선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오늘날 죽음의 문화에 맞선 생명 문화의 건설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참된 지도자는 진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참된 진리이며 진리를 선포했을 뿐만 아니라 몸소 행동으로 증거했듯이 지도자는 진리를 말할 뿐만 아니라 말한 진리를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도자는 이웃을 사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소외되고 고통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사람으로서 누릴 최소한의 권리와 조건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반면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지연, 학연, 혈연에 의존하려는 후보들은 우리의 선택에서 제외돼야 한다. 또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함으로써 금권으로 표를 사모으려는 후보에 대해서도 우리는 단호하게 배격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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