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의 사랑 받는 사람들에게 평화』
구세주 강생을 찬미하는 노래 소리가 가득한 성탄절이다.
평화의 축제, 사랑의 축제라 불리는 성탄절은 신자들이 아닌 누구에게나 잠시라도 평화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전 인류의 명절이 아닐 수 없다.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죽음의 문화가 횡행하고 있는 현 사회 안에서 다소나마 무한한 땅위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가 모아지는 시간일 것이다.
무엇보다 예수 탄생 축일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낮춤으로써 인간을 신성으로 부르신 하느님의 겸손을 노래한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하느님의 강생은 바로 당신에게 해당합니다. 당신 때문에 하늘에서 내려오셨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느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인간의 나약, 가련함, 불성실, 사악함 때문에 그리고 거짓과 무자비, 타락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탄절은 이렇게 부족한 인간을 위해 오신 하느님 사랑을 본받아 사랑을 실천해야 함이 강조된다. 하느님 사랑을 받은 우리가 모든 사람 안에서 하느님 본성을 보면서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자신의 품위를 더럽히는 행위는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서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삶을 구체화하는 것은 요즘처럼 어수선한 세상 안에서 성탄을 맞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금 예수님을 닮은 겸손함과 가난을 실천할 것을 요구하는 표징일 것이다.
정말 사랑의 실천은 쉽지 않다. 그러나 예수님이 우리에게 새 삶을 주시기 위해 오심으로써 우리 역시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됐고 그분의 부활은 우리의 영생을 보증하게 됐다. 성탄을 축하하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만큼 우리 신자들은 이웃을 위해, 세상을 위해 겸손과 사랑의 모습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어느 교구장의 성탄 메시지 구절처럼 벗을 위하여 희생하고 때로는 목숨을 바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힘이 되어주는 일은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모습이고 신자들이 가야할 길이다.
전쟁, 혼란, 갈등, 가난이 빚는 척박한 시대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자부하는 신자들이 이 몫을 맡지 않는다면, 더욱 앞장서서 실천해 가지 않는다면 성탄의 기쁜 성가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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