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호랑이와 돌연변이 고양이가 있다.
이놈 호랑이는 우람한 덩치도 덩치려니와 어떻게 생겨먹은 밥통인지 먹어도 먹어도 양이 차지 않는 놈이다. 이놈 고양이도 꼬마인 주제에 간덩이가 부어서인지 애초부터 몸에 비해 간이 크게 태어나서인지 도무지 겁이 없는 놈이다.
이 두 놈이 좀 잠잠하다 싶더니 몇 년 전부터 서로 으르렁대기 시작했고 요즈음 들어 부쩍 이빨을 드러내며 한바탕 맞붙을 형세다. 호랑이는 이번에는 기어코 고양이를 요절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고양이도 자존심이 어찌 세던지 호랑이에게 무시당하느니 차라리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각오다.
주변 맹수들과 동물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호랑이가 고양이를 잡아먹으려, 고양이 나름대로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 싸운 내력은 꽤 오래 되었다.
맹수 가운데 늑대와 호랑이는 벌써 백년 가까운 과거에 협잡을 해서 호랑이는 고라니를 잡아먹고 늑대는 고양이를 잡아먹기로 했다.
다 잡아먹었다 싶었지만 가까스로 고라니와 고양이는 오십 몇 년 전에 호랑이와 늑대 아가리를 빠져나와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이제 살았다 싶은 차에 호랑이와 사자가 음모를 꾸며 고양이 허리를 쇠사슬로 묶어놓아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죽을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호랑이는 이때다 싶은지 고양이를 냅다 옥죄고 숨통을 끊어놓으려 안달이다. 고양이는 배도 고프고 날씨도 추워 딱 죽을 것만 같다. 그렇다고 그냥 앉아서 얼어 죽고 굶어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굴하게 항복하느니 차라리 호랑이와 싸울 때까지 싸우다가 죽는 편이 더 고양이다울 것 같기도 하다. 주위에서 서성이는 늑대나 사자나 곰이나 다른 순한 동물들은 제각기 이해득실을 재면서 아니면 고양이가 불쌍하고 애가 달아서 그 터무니없는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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