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유럽사회에 불어닥친 산업화의 물결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는 일대 전환점이 었다.
수천년 동안 인간 생활의 근간을 이루었던 농경 사회의 틀을 무너뜨리면서 들어서기 시작한 산업사회는 그야말로 인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대 혁명이었던 것이다. 그전까지는 필요한 것을 조금씩 만들어 쓰던 생산 방법이 도시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량 생산 방법으로 바뀌어 갔고, 이러한 생산 방법의 변화는 즉시 당시 대중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말았던 것이다.
유럽 사회의 산업화가 인류의 삶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당연히 매우 컸다. 지성적 측면에서는 인간 이성이 강조되고 합리적 사고가 사회 안에 뿌리를 내려갔으며,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끌면서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도 윤택하게 이끌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산업화와 함께 성숙되기 시작한 정치적 자유주의는 남녀의 정치적 평등이라든가 시민권 확대, 나아가 신분 차별을 폐지하도록 이끄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실상 19세기의 산업화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의 질은 매우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는 당연히 산업화가 이끌어낸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산업화의 결과로 야기된 부정적인 측면 또한 간과될 수 없다. 인간 이성이 강조되면서 인간의 초자연적 성향은 쉽게 거부되었다.산업화와 함께 밀어닥친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영향으로 시민들의 윤리 생활은 타락하기 시작했고, 산업 현장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들이 대립되면서 사회, 정치 생활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불만은 서서히 고조되어 갔으며, 급기야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사상적 및 정치적 갈등이 인류 사회를 갈라놓는 결과에까지 이르고 만다. 또한 인간 삶에서 종교적 기초가 사라졌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이기주의가 팽창해갔고, 삶에서는 오로지 현실적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산업화 이후 인류 역사에서 혁명이라고 평가되는 것이 소위 IT(정보기술)혁명, BT(생명공학) 혁명이다. 두가지 모두 최근 10년 동안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일종의 충격과도 같은 혁명이다. 인터넷 기술로 대표되는 IT 혁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BT 혁명에 대해 잠깐 언급하려고 한다. BT 산업은 그야말로 하나의 혁명이다. 왜냐하면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복제인간이 BT 산업의 한 결과이며, 이제 인간까지도 인간의 손에 의해 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일종의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명복제 회사인 클로네이드사에 의해 인류최초로 복제인간 1호인 이브가 만들어졌다는 보도와 함께 이제 2호, 3호의 복제인간의 제작도 시간 문제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각국에서 200명의 복제인간 제작 신청자가 클로네이드사와 계약을 맺었고, 이 회사는 1명의 복제인간 제작에 2억5000만원의 돈을 받는다고 한다. 안전성에 따른 복제인간의 인권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인간이 여타의 상품처럼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지는 세상, 그리고 인간 제작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BT 산업이 결국 BT 혁명에 의해 도래되었다는 이 엄청난 충격의 현실 앞에서 우리는 과연 BT 산업이 인류 역사의 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복제인간의 제작 보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생명윤리 관련법에 대한 논의가 다시 가열되었다. 그렇지만 배아 복제를 허용해야만 BT산업이 발전될 것이라는 일부 생명공학자들의 소리가 아직도 크게만 들린다. 배아 복제가 곧바로 복제인간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경험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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