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과학백과사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와 똑같은 인간이 탄생할 세상이 미래에 올지도 모른다. 숙제도, 공부도, 시험도 내 대신 해줄 그런 인간 말이다. 그땐 「야 이런 세상이 오면 정말 좋겠다」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상상 속의 일들이 이제 현실로 눈앞에 다가올 것만 같다. 어릴 때의 순진한 마음이 사라져서 그런지 이젠 좋다기보다는 내 자리마저 그 복제인간에게 빼앗길 것 같아 가슴졸이게 된다. 적어도 복제할 인간은 나보다 IQ도 뛰어나고 훌륭한 유전자만을 선별해서 복제할 진데, 과연 「나」라는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복제인간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불임 부부들의 불임치료는 물론 난치병이라고 여겨왔던 유전병을 해결하거나 장기이식에 필요한 장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실험실에서 생겨난다는 것이 분명히 생명 질서의 파괴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복제 인간의 현실은 근본적으로 인간 삶의 모든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바꾸어버리는 것이다.
지금 과학적인 이론상으로는 마더 데레사와 같은 성녀나 히틀러 같이 있어서는 안될 인물도 대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다. 즉 범죄나 전쟁 수행을 위한 복제 인간 등 상업적으로나 이기적인 목적으로도 복제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바벨탑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아무리 인간의 기술이 우수해 졌다할지라도 과학기술은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계획과 뜻에 따라 인간과 그의 양도될 수 없는 권리, 그리고 참되고 전적인 선익에 도움이 돼야한다는 것 말이다.
적어도 「나」라는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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