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 사정이 하도 어수선하여 웬만한 일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서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하도 엄청난 사건들에 부닥쳐 온 데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국민은 당장 우리 나라가 어떻게 변화될지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는 형편에 있는 것이다.
그러한 와중에서 지난 연말, 일부 언론매체에 그것도 아주 작게 보도된 우리 나라 출산율의 기사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여겨진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1.3명으로 저출산율 국가로 손꼽히는 스페인, 스웨덴, 독일, 그리스 등 국가들 보다 더 낮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가 저출산율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예견된 일이지만 국가 경영을 맡아 있는 정부 부처나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소흘히 대처함으로써 벌써 저출산율 국가로 진입해 버렸고, 이제는 너무 늦어 대책이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러한데도 우리 나라 출산율이 서구의 저출산율 국가보다 더 낮아졌다는 발표에 대해 관심들이 너무 적어 안타깝다.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 자식을 1명만 낳겠다는 것은 보통이고, 아기를 낳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가 하면 신자 젊은이들의 의식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니 교회로서도 큰 문제로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이즈음에 교회가 나서서 출산을 장려하는 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출산장려운동」 이렇게 말하면 무슨 새로운 운동으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이것은 종전의 낙태와 인위적인 피임 등을 하지 말자는 운동과 같은 것이다. 다만 캠페인을 하는 방법, 즉 종전의 『…를 하지 말자』에서 『… 를 하자』로 바꾸자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까지는 낙태와 인위적인 피임 등은 하느님의 가르침에 어긋나 죄를 짓는 것이므로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던 것을, 지금부터 자녀는 하느님이 주시는 데로 낳아 기르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도록 하는 운동을 벌이자는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죄 짓지 말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왔다. 인공유산과 피임에 관해서도 죄짓는 것이므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주로 많이 들어왔지 인공유산과 피임을 하지 않으면 죄를 짓지 않는 것보다 먼저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들어보지를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느님이 주시는 데로 자식을 낳아 기르면 그에 수반되는 좋은 점이 분명 많이 있는 것인데도 우리는 그 동안 죄짓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 의식하느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더 좋은 것을 생각 하는데 소흘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 교회가 시급히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무슨 뚱딴지 같이 「출산 장려운동」을 하자고 하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급격히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가고 불과 20여년 후면 노동인구 감소, 경제성장 둔화, 생산성 저하 등 사회 기반 자체가 붕괴할 위험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오고 있어 교회가 몇 십 년 후의 우리 사회를 걱정하여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것도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교회 내적 문제로서도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교회가 몸담고 있는 환경, 우리가 복음화해야 하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가 되어 많은 문제점들을 들어낸다면 장차 교회의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요즘 선배 신부님으로부터 젊은 신부님, 특히 신학생들의 인성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되는데, 이는 저출산율, 즉 「한 자녀」와 무관하지 않는 것이다. 또 「한 자녀」로 자란 사람은 사회성이 약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워진다. 이것은 교회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소공동체 운동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교회가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당위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산장려 운동」을 한다고 하여 거창하게 떠벌이자는 것은 아니다. 평소 본당에서 하는 성사집행이나 사목적 행사를 여기에도 초점을 맞추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출산을 했을 때 선물도 주면서 축하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유아영세도 지금처럼 성인들의 영세식보다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하는 것을 좀더 화려하게 축하 분위기를 만들어 하고, 백일잔치나 돌잔치처럼 축하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여러 자녀를 둔 가정을 특별히 돌보는 것도 한 방법인 것이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아기낳는 것을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들인 다면 인공유산이나 인공피임에 따른 신앙적인 문제점들은 자연 감소될 것이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대체로 죄에 대해 무디거나 아니면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출산장려로서 젊은 신자들이 인공유산이나 피임의 죄를 짓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