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은 교회가 제정한 제11차 「세계 병자의 날」이다. 또 이 날은 루르드의 성모발현 기념일이기도 하다. 교회는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원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봉헌하는 희망과 은총의 장소인 동시에 상징」인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병자의 날로 정했다.
교회가 「병자의 날」을 제정한 뜻은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공동체와 가톨릭 의료기관들이 보건 의료 차원에서 병자들에게 최선의 도움을 주고, 나아가 인간 고통의 구원적 의미를 깨달음으로써 고통에 대해 신앙적으로 승화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데 있다.
고통은 인간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임을 우리는 체험하며 살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작년 세계 병자의 날 담화에서 『고통은 인간 자체만큼이나 심오하고 인간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는 말로 고통의 진면목을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인간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고통을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이고, 고통받는 사람들 편에서 그들에게 신앙적 도움을 주자는 것이 바로 「세계 병자의 날」을 제정한 이유인 것이다.
우리는 인간 고통의 진정한 의미를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발견한다.
그분은 세상에 오셔서 병든 이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고통을 치유해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또 자신이 몸소 십자가의 고통을 겪으심으로써 고통의 의미를 새로이 일깨워주셨다. 그분을 통해 고통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활동에 참여하는 구원적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 신앙인들은 이처럼 인간 고통이 지니는 구원적 의미를 새로이 발견해야 한다.
따라서 육체적.정신적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에 좌절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위로와 희망을 찾아야 한다.
또 의료인은 물론, 그리스도인 모두는 병자들을 치유하고 돌보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인간 생명의 수호자요 봉사자로 부름받은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간의 가장 보편적 열망인 건강증진과 보호와 회복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교회가 협력해 최선의 보건 의료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불치의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병원 문턱을 넘기가 두려운 가난한 이들에게도 인술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반성과 나눔을 통해 우리 모두 하느님 안에 한 형제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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