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사랑의 연수원 옆에는 4000개의 하얀 나무십자가가 꽂혀 있다. 이 십자가는 지난 2000년 10월 14~15일 꽃동네에서 열린 전국가정대회 때 매일 낙태되는 4000여 태아들을 추모하고 생명을 경시한 잘못을 반성하기 위해 만든 「낙태아들의 무덤」이다.
일년도 아니고 한달도 아닌, 하루에 낙태되는 태아들의 수가 4000여명이 넘는 엄청난 사건을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4000개의 나무 십자가를 어린아이에서부터 칠순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맘속에 꽂듯 무덤에 꽂은 것이다.
인간배아복제와 관련해 세차례나 입법 청원했던 「생명윤리법안」이 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았고, 123만명의 서명을 받아 2000년 12월에 국회에 제출한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의 허용 범위」에 관련한 모자보건법 제14조 폐지 청원에 대해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지난해 11월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기로 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더욱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인간복제가 성공했다」는 이야기였다. 이것은 아직까지도 그 진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얼마든지 인간을 복제해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전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기존사회질서와 인간존엄성은 물론이요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뿌리 채 뒤흔드는 비극적인 일에 우리나라는 규제할 법안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다시말해 우리나라가 인간복제 실험장이 되는 끔찍한 상황에 전혀 속수무책인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2월 6일 인간 개체 복제 바로 전 단계인 체세포 복제연구를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인간복제를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는 발표를 한 것이다.
이에 앞서 2월 5일, 국내 7개 종단 대표가 국회의장을 방문해 「생명문화 담화문」을 전달했다. 이미 생명윤리법안 입법과 모자보건법 14조 폐지를 거부했었던 국회이지만, 다시한번 더 국내 전 종교인들의 이름으로 국회 차원의 입법 노력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모자보건법 제정 후 30년이 된 2월 7일에는 생명의 가치를 수호하고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생명 31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이는 죽음과 죽임의 문화를 종식하고 생명과 살림의 문화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운동이며 생명의 봄을 다시 일으키는 운동이다. 이날 7000여명의 신자와 비신자들이 생명 31운동 첫 출발점에서 같이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운동이 어느 한 지역에서, 단 한번만 주장되고 추진돼선 안된다. 전 교회는 물론 전 국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안고 이 땅에 참 생명의 문화가 정착될 때까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하는 절대적인 사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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