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열풍이 지나고 간 자리에는 많은 이들 우려대로 부작용과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로또 낙첨을 비관한 것으로 보이는 한 40대가 지하철에서 투신 자살한 사건을 비롯 전세금을 날리거나, 3000만원을 대출 받아 겨우 250만원을 건진 사연 등 허무하게 끝난 대박의 꿈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러나 대박을 노리는 이들의 움직임은 이같은 낙담들에도 불구, 수그러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전망이다. 추첨이 끝나자 마자 주초부터 다음 회차 로또를 구입하는 이들의 발길이 또다시 몰려드는 모습에서다.
복권은 경마나 카지노보다 중독성이 약하기 때문에 도박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강한 어감이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내기라는 점에서는 도박의 범주에 들어갈 소지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고 기술도 필요 없기에 청소년들까지 한탕의 마력에 휘말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려되는 것은 로또 열풍이 계속되면서 복권 중독자들이 양산돼 사회 전체적으로 무력증, 노동성 저하 등의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면이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매년 1000여명의 자살자가 속출한다고 한다. 도박에 취하는 이들이 대부분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꿈이 실현되지 못했을 때는 그에 따른 낙담과 실망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빈익빈 부익부 차이가 심해지면서 20년 이상 월급을 저축해야 아파트 한채를 겨우 구입하는 서민들에게 「인생역전」의 구호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위험한 것은 노력의 대가로 받는 보상이 아니라 무엇이든 한방에 끝내버릴 수 있는 의식을 잠재적으로 심어주면서 단순한 몇 억이 우스워지고 성실하게 노동하는 이들의 모습은 무시해 버릴 수 있는 풍토 조성이다.
복권의 취지가 아무리 공공기금을 조성하는 선익의 목적을 띠고 있더라도 최근처럼 과열현상이 일고 자살하는 이들까지 발생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다.
정부는 그야말로 명분이 부족한 로또 복권 사업을 재조정하고 복권 구입이 폭넓은 기부문화 자선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신자들은 교회가 가르치는 노동과 재물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돼야 할 것 같다. 「정직하게 살아 적게 버는 것이 불의하게 재산을 쌓는 것보다 낫다」 잠언(16, 8) 「공으로 얻은 재산은 날아가지만 애써 모은 재산은 불어난다(잠언 13, 11)는 성경 말씀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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