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산율이 2001년의 가임 여성당 1.3명에 비해 1.17명(잠정)으로 낮아졌다는 여성부 업무 보고를 접할 수 있었다. 전세계 최저치다. 이탈리아가 1.28명이고 미국이 2.0명에 이르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현격한 차이라 할 수 있다.
1962년부터 진행된 가족계획이 성공(?)을 거두면서 1989년까지도 「사랑모아 하나낳고 정성모아 잘 키우자」는 구호를 내걸었던 정부가 이제는 복지부 산하에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출산 장려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대통령까지도 여성부 업부 보고를 통해 출산율 제고를 위해 여성부가 할 일을 찾아달라 부탁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사회 의식을 바꾸는데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는 뉴스에 40여년 전 가족계획을 실행하며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등의 외침은 어디로 간것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현재 OECD 국가들의 평균 출산율은 1.6명. 한국은 그 국가들 중에서도 출산율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가족제도 변화, 맞벌이 증가 등 급속한 사회변동도 출산율을 낮추는 배경이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여러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됐던 가족계획 여파가 한국인 의식 속에 그릇된 출산 인식을 심어놓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주교회의가 선두에 나서 지난 2월부터 「생명 31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세자녀 이상을 둔 가정과 입양 가정에 특별 장려금 지급 및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반가운 모범을 보였다.
정부에서는 지난 3월 4일 아동보육비 지급 등 자녀를 낳는데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보건복지부 등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한 달도 못돼 백지화 한 상황이다.
「생명 31 운동」을 벌여서가 아니라 교회 그 자체가 생명의 보루인 만큼 정부가 하지못한 자녀 출산 장려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지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먼저 그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여타 교회 기관과 사회 안에 구체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직원들에게도 생명 존중 의지를 독려하는 의미에서 더없이 큰 자신감과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교구청과 본당들을 비롯해 교회내 다른 기관들부터 눈여겨 봐야할 결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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