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세계는 갈등과 분쟁, 투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전쟁은 이라크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성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 사이에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된 콩고에서의 내전은 지금까지 무려 330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아이보리코스트에서는 최근에도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15명의 민간인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다. 지난 90년대 20만명이 분쟁으로 죽은 리베리아에서는 4월초 반군의 공격이 격화됐다. 나이지리아에서도 정부 보안군과의 전투에서 수십개 마을이 불타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으며 체첸에서는 4월 6일 차량 폭발로 8명이 죽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의 와중에서 카시미르 지역에서는 3월 24일 군인들에 의해 24명의 힌두교도들이 학살됐고 필리핀에서는 4월초 다바오에서 두 차례의 폭탄 테러로 37명이 죽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오늘 우리는 평화의 원천인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대축일을 맞았다.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을 만나 나눈 첫 인사로 『여러분에게 평화가 있기를!』하며 주님의 평화를 함께 누리라고 축복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의 체제가 남아있는 한반도는 오늘날에도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의 핵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긴장 관계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평화의 주님을 고백하는 우리는 부활을 통해 항상 새롭게 희망을 발견한다.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고 인간의 구원을 이룬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참 평화의 희망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원을 선사하는 주님께 의탁하고 각자 자기 삶 속에서의 크고 작은 분쟁과 이기심을 넘어서 이웃, 형제자매들과 함께 평화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
부활은 신앙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예수 부활의 기쁨을 통해 우리는 모든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참된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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