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 가운데 하나가 배고픔이다. 기아의 고통은 결국엔 사람이기를 포기하게 하는 몰이성과 부도덕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만큼 굶주림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며, 식량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종전이 임박한 이라크엔 혼란과 무질서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약탈이 난무하고 부상자들과 부녀자, 어린이들은 오갈데 없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국제연합(UN)의 석유-식량 교환사업이 중단됨으로 인해 이라크의 식량사정은 더욱 악화되었다. 특히 이라크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당하는 굶주림과 고통은 상상하기 힘든 실정이다.
북한의 식량 사정 역시 다를 바 없다. 지난해 미국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북한 핵문제, 최근의 이라크 사태 등이 겹쳐 대북 식량 지원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연합은 최근 긴급 구호보고서를 통해 작금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북한주민에 대한 식량 지원이 일부 또는 완전 중단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단적으로 북한의 식량상황이 『한 세대가 사라져버릴만큼』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국제 까리따스 대북지원 실무책임자 케씨 젤버거는 한 인터뷰에서 『올 여름 초에 북한 식량은 바닥날 것』으로 전망하고 『지금 당장 10만톤의 식량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가 조건없이 식량지원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만성적인 기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주민들도 예외일 수 없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아프리카 주민 4000만명에게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금년내에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에선 기아자 외에 약 2억명이 만성적인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난민을 돕고 특히 굶주림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세계의 기아민들을 지원하는 일은 교회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이다. 국제 까리따스를 비롯한 세계의 구호단체들이 이라크 등지에서 활동중이다. 국내에서도 남녀수도장상연합을 비롯한 일부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라크에 의약품과 식량 보내기에 나섰다.
한국 까리따스인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이라크 난민과 북한 주민을 비롯한 세계 기아민을 돕기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한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한 가족을 이루고 서로 형제와 같은 마음으로 대하기를 원하신다. 국적과 인종, 종교와 이념을 뛰어넘어 자기 몫을 나누는 사랑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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