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연례적으로 성목요일에 발표하는 「사제들에게 보내는 서한」 대신 「교회와 성체」라는 회칙을 반포했다.
교황은 재위 25주년을 맞는 시점에 성체성사와 관련한 회칙을 반포한 것은 「성찬례의 놀라움」을 되살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제와 주교로서, 교황으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교황은 오늘날 성체성사에 대한 소홀함이나 그릇된 이해를 바로 잡고자 한 것이다.
「성체」는 글자 그대로 「거룩한(聖) 몸(體)」이다. 이 성체를 받아먹는 사람들을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닌, 다시 말해 신자가 아닌 이들은 받아먹을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희생을 통해 교회에 선사한 가장 위대한 은총의 선물로서 세상과 교회에 힘과 희망을 주는 것이 성체성사이다. 그리스도가 성체성사 안에 실제로 현존하고 성체성사를 통해 생명을 얻는다는 신비는 그리스도인 만이 받아들이는 신앙의 신비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사 중 성찬례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된다는 신앙의 신비를 너무 쉽게 간과하고 있다. 그만큼 성체공경에 대한 교회 가르침이 부족하고, 성체를 공경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 마음자세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체께 대한 존경과 영성체를 위한 마음의 준비로 적어도 영성체 한 시간 전부터 음식물을 먹지 않는 공심재(空心齋)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교회법 919조).
그러나 일부 신자들은 미사 전 흡연을 한다거나 커피 등 음료수를 아무런 생각 없이 마시고 있으며 음식물 또한 거리낌없이 섭취하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바로 잡아 주지 않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본당에서 성체현시나 성체강복이 예전같이 활발하게 거행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 성체강복 예절을 거행하는 본당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다행으로 생각된다. 성체공경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부족한 신자들 입장에서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성체강복을 통해 살아있는 그리스도를 가슴 깊이 느끼는 중요한 체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또한 신자들 스스로도 일주일에 한 번 주일미사만 참례하기보다 가끔 성당을 찾아 성체조배를 하는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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