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영성운동, 즉 「신영성 운동」이 현대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우리 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기공이나 단전 호흡, 초월명상, 선과 같은 수련법을 가르치는 도장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많은 신자들이 이러한 수련 도장에 다니면서 정신적인 안정과 육체적 건강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들은 한편으로는 개인의 안정과 평화,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동양의 전통 문화가 지닌 장점들을 계발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신영성 운동이 지닌 종교적 차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충돌하고 교회의 본질과 정체성에 심각한 손상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자들 중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그들 중에서 신앙 생활을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따라 한국 교회에서도 지난 97년 「건전한 신앙 생활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이라는 소책자를 발간했고 최근 그 두 번째 책자를 발간해 다시 한 번 이러한 운동이 그리스도교 신앙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해 지적했다.
교회의 입장은 명확하다. 건강을 위한 생활 체육으로서의 기 수련 운동과 신영성 운동으로서의 기 수련 운동을 지혜롭게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신자들은 무엇보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복음과 신앙 생활의 지침에 충실하고 특히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축적된 풍요로운 영적 유산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회 당국에서 신자들이 이러한 운동에 잘못 빠지지 않도록 사목적인 배려와 대책 마련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영성 운동이 갖고 있는 우려할 만한 점에 대해서 원론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르침을 주는데 그쳐서는 제대로 신자들을 지도할 수 없다.
실제 일선 사목현장이나 각 본당 등에서 신자들이 이 운동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 또 교회나 신앙 생활에서 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게 하는 요소는 없는지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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