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내식당에서 주로 점심을 먹는 나는 식판밥이 참 마음에 든다.
식량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내 양만큼 적당히 먹을 수 있어서 좋고 모자라면 더 먹을 수 있어서 좋을 때도 있다. 언제 하루는 동료들과 밥을 먹다가 밥을 많이 남기길래 농담처럼 『북한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 350만 명이 굶어서 죽었대요』했더니만 그분의 얼굴이 벌게지면서 꾸역꾸역 남은 밥을 다 먹었다. 미안해서 내가 커피를 샀다. 그날 이후 우리가 먹는 자리에서는 반찬 하나 남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는 나에게 곤란한 일이 생겼다. 도톰하게 구워진 스테이크가 맛있어 보여서 덥석 들고 왔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도저히 넘어가지 않을만큼 맛이 없었고 속도 편치 않았다. 눈치를 보니 다들 그런가보다. 나는 용감하게(?) 스테이크를 반 이상 남겼고 다른 사람들은 안도를 하는 듯 내 뒤에 줄을 서서 남은 음식을 잔반통에 부었다.
어제도 내가 커피를 샀다.
UN인권위원회를 중심으로 북한인권상황이 국제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지난 4월 16일에는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통과되었다. 이번 결의안은 다분히 정치적 저의가 있다고 여겨지지만 적어도 한겨레인 우리는 사심없이 북한의 인권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적 탄압과 고문, 탈북자 처벌 등등의 문제보다 가장 시급하게 「먹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가 감동할만한 동포애를 발휘해야 한다. 실제로 북한은 식량난이 심화된 지난 5년간 350만 명이 굶어 죽었고 물론 그 가운데는 어린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가난한 그들로서야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잘사는 우리에게는 치욕스러운 일이다. 이런 북한을 지척에 두고 이라크 어린이를 돕고 아프리카 난민을 돕고 제3세계를 돕는 것은 어쩌면 허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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