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진정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듯이 너무나도 푸르름의 싱싱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에 감탄의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된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5월은 성모마리아님을 떠오르게 하며, 마리아님에 대한 생각은 점점 따뜻해지는 대기처럼 우리들의 마음을 온화하고 포근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을 「마리아교」라고 부를 만큼 우리들에게 마리아에 대한 공경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많은 이들의 신앙생활에 지대한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개신교의 여성신학자들은 마리아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가 마리아를 보존해 온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만이 아니라 가톨릭의 여성신학자들도 여성의 관점에서 마리아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음에 신선함을 느끼며,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마리아에 대한 인식을 더욱 넓힐 수 있게 해줌에 감사한 마음이다.
마리아의 가장 큰 덕은 믿음과 순명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고 그 분의 깊은 믿음과 순명의 삶을 우리도 따르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때로는 마리아의 순명의 의미를 왜곡하여 필요한 질문이나 다른 의견도 말하지 못하고 무조건 참고, 침묵을 지키고, 따라야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마리아께서는 천사의 예수탄생예고에 바로 『예』하고 받아드리신 것이 아니라, 『이 몸은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합당한 질문을 하셨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질문을 해서는 안되고 언제나 『예』하는 것이 가장 큰 미덕으로 요구되어 왔고, 그것에 길들여져 어떠한 이견도 말하는 것은 반항이라고, 「여성답지 못하다」고 비평을 들어왔다.
상담을 하러오는 여성들 중에 남편이나 시집식구들이 「여자가 무슨 말이 많아」하면서 그들의 의견이나 질문이 무시당하는 경우를 종종 듣는다. 여성도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일 수 있고, 학대와 폭력에는 「아니오」 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한 얘기다.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에 존엄한 인격체이므로 어떠한 폭력에든 자신을 버려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마리아의 마니피캇을 레지오단원, 성직자, 수도자들은 매일 노래한다. 신약성서전체에서 한 여성이 한 기도 중에 가장 긴 마니피캇을 통해 하느님과의 파트너로서의 마리아께서는 해방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신학자들은 마니피캇을 혁명의 노래라고한다. 『당신 팔의 큰 힘을 떨쳐 보이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도다. 권세있는 자를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올리셨도다.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 주시고 부요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셨도다』 이는 기존의 불의한 질서를 뒤엎는 혁명의 노래인 것이다.
유대의 가난한 여인이던 마리아를 통해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남자의 도움 없이 이 세상에 탄생시키셨고, 그리스도를 통해 혁명을 이행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 혁명은 오늘날도 신앙인들을 통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권력의 남용, 부의 편중, 온갖 차별과 억압, 폭력 등의 불의를 없애고, 모든 민족, 국가, 여성, 남성 모두에게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것이 예수님의 혁명사업을 완수해 가는 것이리라.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마리아와 함께 매일 마니피캇을 힘차게 부르며, 무엇이 불의인지 의식해야 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하며, 예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불의를 말 할 수 있어야 하며, 권력이나 부, 성별 그 모든 차별과 억압을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마리아는 너무나 순결하고 너무나 아름다우며 왕후처럼 고귀하여 접근하기 어려운 분이 아니라,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서 아파하셨고,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에 깊이 신뢰하며, 혁명을 꿈꾸었고, 굳건하게 예수님과 제자들과 협력하셨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수녀님이 지은 「나자렛 마리아 기도문」 중에서 몇 구절을 기도해본다.
억압받는 여인이신 마리아님
저희를 생명에로 인도하소서
억압받는이의 해방자이신 마리아님
속박을 깨뜨리신 마리아님
첫 제자이신 마리아님
그리스도의 사명을 함께 나누신 마리아님
미혼모의 어머니신 마리아님
비폭력자의 어머니신 마리아님
사형수의 어머니신 마리아님
정치희생자들의 피난처이신 마리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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