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이 없다면, 밤은 우리에게 매우 어둡고 삭막한 세계가 될 것이다.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고, 밤이 깊어감에 따라 별들의 위치도 바뀌며, 계절에 따라 보이는 별들도 다르기 때문에, 이 별들은 아득한 옛날부터 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오늘날 우리는 도시의 밝은 전등 때문에 별들이 잘 보이지도 않아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만, 예전에는 밤이면 온 세상이 깜깜해지고 특별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어둠을 뚫고 반짝반짝 빛나는 다양한 별들의 모습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밤하늘 별들의 모습에 인간의 삶을 투사하여 별자리들을 설정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묻어 두었다.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수는 3천여 개가 되는데,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하늘을 바라보면, 온 하늘이 별들로 가득 차 있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별이다. 별이 개체로 보이는 것은 다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이다. 우리 은하 밖에 있는 별들은 다른 은하에 속해 있는데, 가장 가까이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하면 별들이 모여서 구름처럼 보일 뿐이다.
지름이 약 10만 광년이고 중심부 두께가 약 1만5천 광년이며 외부 두께가 수천 광년 크기의 원반형인 우리 은하 안에 약 2천억 개의 별들이 있는데, 이들은 평균 4∼5광년의 거리를 두고 일정하게 분포되어 있다.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인 알파-센타우르스 별까지의 거리가 4.3광년이고,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우주선으로 가려면 8만년 이상 걸리니까, 우주의 대부분은 텅 빈 공간인 셈이다. 그런데도 별들이 뿜어내는 빛이 워낙 밝기 때문에 그 먼 거리를 건너와서 우리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거다. 우리는 이 별들 덕분에 시간과 계절 그리고 방향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시리우스도 약 8.8광년 떨어져 있고, 10광년 안에 있는 별은 8개에 지나지 않는다. 북극성은 1100광년 떨어져 있고, 1등성인 직녀성도 26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이들은 각자 있는 자리에서 빛을 내면서 자신의 역할을 할 뿐, 다른 별에게 접근하여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서로의 존재와 위치를 인정하여 그대로 있게 한다.
이런 것을 두고 봐도 우리는 별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살아가는 거다. 공연히 남을 시기할 것도 없고, 자신에 대해 열등의식을 느낄 것도 없다. 큰 것은 큰 대로, 작은 것은 작은 대로 살며, 붉은 것은 붉은 대로, 푸른 것은 푸른 대로 사는 거다. 그렇게 살다가 자신의 수명이 다하면, 수명이 다한 것에 아무런 불만을 품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변해 가는 거다.
우리는 이러한 별들에 비해 상당히 작은 지구에서 그 보다 훨씬 더 작은 존재로서 광대한 우주의 나이에 비해서는 찰나의 시간을 살다가는 존재이지만, 나름대로 자의식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살아 있음을 의식하는 우리의 하루 시간이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별들의 수억 년의 시간보다 더 길고, 2m 채 못 되는 나의 몸이 지름 100만km의 별보다 더 클 수 있다. 우리의 의식은 광대한 우주를 꿰뚫고 더 나아갈 수도 있고, 150억 년 전 우주의 탄생 이전의 세계로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뛰어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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