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주교좌 명동성당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달 30일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와 사제단 전체가 함께 가진 만남의 자리에서 명동성당과 인근 지역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임을 확인하고 특위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이어 며칠 뒤 열린 주교평의회에서는 이날 결의한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를 벌였으며 이에 따라 조만간 위원장을 선임하고 특위를 발족, 본격적으로 개발을 위한 기획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다소간 늦은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명동 개발에 대한 논의가 꾸준하게 진행돼 왔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울시의 대대적인 시 개발 계획이 추진됨에 따라 이에 영향을 받게 될 명동성당과 인근 지역에 대한 재단장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사제단과 교구민들 사이에 폭넓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명동성당은 한국 천주교회의 얼굴이자 우리 모든 국민들이 함께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민족적 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에 신앙이 싹트기 시작한 못자리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근현대 격동기에 민족의 영욕을 함께 해왔으며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피난처가 되어주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교구장과의 만남의 시간에서 주제발표를 해 큰 반향을 불러온 정의채 신부는 명동성당이 「우리나라 근대화의 모체」이며 「민주주주의의 성지」였다고 강조했다. 정신부는 또 명동성당이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에는 평화와 문화, 예술의 전당으로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동 개발은 모든 교구민이 함께 협력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 일을 앞으로 구성될 특별위원회나 소수의 관계자들만의 일로 간주할 때 그 의미는 반감한다. 정대주교가 이번 사안을 위해 만남의 자리를 전례 없이 마련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모든 교구민들이 명동 성당 성역화의 작업에 깊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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