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은총과 여러분들의 기도에 힘입어 맡겨진 주교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모든 힘을 다 기울이겠습니다』
5월 14일, 수원교구 보좌주교 서품식에서 이용훈 주교는 주교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자리에서 신자들의 아낌없고, 전폭적인 기도를 요청했다. 오직 신자들의 기도만이 주교로서의 소임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다시금 일깨워 주는 것이다.
올해로 설정 40주년을 맞는 수원교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보좌주교를 간절히 원했다. 설정 되던 해인 1963년과 지금의 수원교구를 비교해 보면 놀랄 정도로 급성장을 이뤘다. 2002년말 현재 수원교구는 4만8000여명이던 신자 수가 56만8584명으로, 24개이던 본당 수는 140개로, 성직자 수는 36명에서 338명으로 그야말로 한국교회 제2의 교구로 괄목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교구는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교구이다. 큰 도시 1개를 중심으로 2∼3개의 중소도시로 이루어진 다른 교구와는 달리 수원교구는 과천, 성남, 안양 등 17개시를 관할하고 있다. 이들 도시로의 인구 유입에 따라 자연 증가하는 신자수도 상당하지만 신영세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급진적 성장과 아울러 수원교구도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지난해 교세통계에서 보면 56만여명의 신자 중 주일미사 참례자가 약 30%이고, 쉬는 신자도 20%, 행불자는 16%로 나타났다. 쉬는 신자와 행불자가 주일미사 참례자보다 더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40년 동안 쉼없이 성장해 온 수원교구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는 한국 교회 전체가 안고 있는 고민과 다른 것이 아니다. 대형화로 인한 소외감으로 신자들이 떠나고, 신자생활 역시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만 있다. 그래서 수원교구는 지난 시노두스 이후 소공동체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해 교구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고 있다.
수원교구는 모든 것이 젊다. 그래서 더욱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교구이기에 할 일이 더욱 많은 것이다. 이제 이 일을 현 교구장인 최덕기 주교 혼자가 아니라 이용훈 보좌주교의 힘이 더해져 『반드시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전 교구민이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교구민들이 함께 한다는 의식과 공동체의 주인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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