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三步一拜)」의 대장정이 끝이 났다. 지난 3월 28일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을 출발한 지 꼭 65일만이다.
천주교에서 문규현 신부, 불교에서 수경 스님, 원불교에서 김경일 교무, 개신교에서 이희운 목사 등 4대 종단이 함께 한 삼보일배는 309㎞를 걷고 막을 내렸다. 순례단들은 65일만에 309㎞를 지나왔다는 것 보다 새만금을 알리고 생명의 존귀함을 알렸음에 기뻐 울었다.
처음 순례단이 삼보일배 순례를 시작했을 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냈다. 수많은 좌절과 눈물을 삼키고, 수많은 질책과 육체적인 고통을 참으며 말없이 강행군을 했다.
삼보일배 순례단은 처음부터 언론과 국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새만금 갯벌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삼보일배 순례 자체가 생소했기에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단지 호기심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곧 제풀에 지쳐 중단하리라고 생각했던 순례가 57일만에 남태령 정상에 도달하자 모두들 놀랐다.
새만금 갯벌을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은 새만금 갯벌만은 꼭 살려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왜냐고 물으면 이유는 간단하다. 새만금 갯벌은 생명이고 그 생명이 살아야만 인간들도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한마디로 지난 87년 당시 선거공약으로 인한 억지 개발이다. 개발로 인한 환경영향이나 경제성 등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없었다.
전북 군산과 부안군을 33㎞의 방조제로 연결하는 이 사업은 이제 4.5㎞만 쌓으면 새만금 갯벌은 사라진다. 그만큼 다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1조4000억원 정도이지만 앞으로 최대 28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있어야 농지, 공단과 담수호를 조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일부 간척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과 자치단체는 이미 73% 이상 진척된 사업을 멈추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방조제만 쌓았다고 간척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농경지는 24∼35년, 복합산업단지 조성에는 110∼167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새만금 갯벌이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땅이 되고 개발 반대자와 찬성자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의 땅이 될 수 있는 방안은 분명히 있다. 이제함께 노력하면서 냉철하게 생각해야할 순간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