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행성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주변 상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은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여 삶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지만, 다시 한번 더 관심을 가져 호연지기의 넓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자는 의도로 이 글을 정리한다.
수성과 금성은 지구보다 태양에 더 가까운 위치에서 도는 내행성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지구나 외행성들보다 언제나 태양에 가까이 있어서 실제로는 태양과 함께 낮에 하늘에 늘 떠 있지만 태양이 워낙 밝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보이는 때에는 아침에 해가 떠오르기 전 동쪽 하늘에서나 해가 진 뒤 서쪽 하늘에서이다.
그런데 옛날 사람들은 새벽에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수성과 금성이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 빛나는 행성과 같은 별인 줄 몰랐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은 해가 뜨기 전에 보이는 수성을 아폴론이라 부르고, 해가 진 뒤에 보이는 수성을 헤르메스라고 불렀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코페르니쿠스, 케플러와 같은 뛰어난 천문학자들에 의해 행성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들이 결국 같은 별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를 넘어서 진실을 밝혀낸 이들의 용기와 탐구 정신이 인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은 것이다.
수성은 지름이 4878㎞이어서 1만2740㎞인 지구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고, 질량은 지구의 5.5%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달의 지름이 3476㎞이니까 달보다 조금 큰 정도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력도 그 만큼 작고 대기를 붙들어 둘 힘도 없어 대기가 없다. 이러한 수성의 나이는 태양계의 다른 천체와 같이 약 46억 년 정도 되는데, 지구와 비슷한 5.43g/㎦의 밀도를 가진 단단한 금속과 암석 그리고 맨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기가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의미하는데, 우선 수성에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고, 날씨의 변화가 없어서 풍화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며, 밤낮의 기온 차이가 매우 심하다. 낮의 기온은 약 섭씨 430도이고, 밤에는 약 섭씨 영하 170도나 된다.
자전주기가 59일인 수성은 태양에서 약 5천만㎞의 거리를 두고 약 7도 정도 기울어진 궤도를 초속 46.85㎞로 88일 만에 한 번씩 태양을 돌고 있다. 금성과 지구 그리고 목성과 같은 행성들은 수성에게 끊임없이 간섭하여 수성의 공전 궤도를 좀더 긴 타원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수성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수성이 그곳에 그렇게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태양계에서 매우 작은 행성인 수성은 자신의 존재를 상실하지 않으려고 남보다 더 빠른 속도로 태양을 돌면서 자신을 지키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지켜나가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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