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는 여성이셨다』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건 말도 안되는 말이라고 할까?
『하느님도 유머감각을 갖고 계시다!』라는 글을 몇 일 전에 친구 수녀로부터 받았는데 내가 생각해 오던 예수님의 모습과 일맥 상통함을 볼 수 있었다. 그 유머의 결론은 이렇게 맺는다.
『예수께서 여성이셨다는 확실한 세 가지 증거가 있다: 1. 음식이 없는데도 순식간에 많은 대중을 먹이셨다. 2. 도무지 이해를 잘 못하는 남자집단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무척 애쓰셨다. 3. 죽으셨다가도 더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일어나셔야만 했다』
물론 인간 예수님은 여성이 아니셨다. 예수님은 완전한 인간이셨으며 완전한 남성이셨다.
우리는 흔히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있어서 『여자는 이러 이러해야한다. 남자는 이러해야 한다』는 틀을 만들어 그 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여성이 아주 외향적이고 활발하며 집안 살림에는 별 관심이 없고 외부 일에 주력할 때, 그 여성이 결혼을 했다면, 시부모나 남편에게 『여자가 왜 이렇게 얌전하지 못하냐. 여자가 살림을 잘 해야지』하고 비난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또한 남자가 자상하고 꼼꼼하면 『남자 답지 못하게 좀스럽다』는 식으로 그러한 남자들을 비하시키곤 한다.
물론 일반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른 점들이 있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성과 남성이 어떤 틀에 맞추듯 여성적인 것, 남성적인 것에 모두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 사람, 한 사람은 다 각각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독특한 존재라는 것이 바로 신비이고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성이라고 간주하는 여러 가지 표현 중에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면이 포함된다. 물론 이러한 기질이 많은 남성들에게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불완전한 인간성(남성성)의 한 면모로서 학습된 것이라고 본다.
유명한 심리학자 칼 융의 학설에 의하면 인간 안에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함께 내재한다고 한다.
예수께서는 여성성과 남성성을 모두 갖고 계셨으며, 그것을 완전하게 통합하신 분이셨음을 알 수 있다. 그 분은 당신말씀대로 온유하시고 자비하시고 부드러우신 분이셨으며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으로는 여성적이라 할 수 있는 면모를 많이 보여주셨다.
그 중 몇 가지 예를 들어 볼 수 있겠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라자로의 죽음 앞에 슬픔을 느끼셔서 눈물을 흘리셨고, 아들을 잃은 나인의 과부를 보시고 연민의 정을 느끼시어 그 아들을 살려주신다.
또한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보시고 우시며,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를 모으려 했던가』하고 예언자들을 통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드리지 않고 도리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이스라엘인들을 안타까워하시면서 그들을 끌어 앉고자하시는 애끓는 마음을 표현하시며 당신을 암탉에 비유하신다.
예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말씀을 해주셨는데 강론을 통해서 잃었던 양을 찾아 기뻐하는 목자의 비유는 자주 들어왔으나, 예수님은 그 비유만이 아니라 잃었던 동전을 찾기 위해 집안을 온통 쓸며 그 돈을 찾기까지 샅샅이 다 뒤져보는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하늘나라를 설명하셨다.
여성신학자들은 이 비유를 성서에서 보여지는 하느님, 예수님의 여성성의 표현들 중의 한 예로 들면서 지금까지 너무 하느님의 남성성만을 강조해왔다는 것을 지적한다.
물론 하느님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신데도 말이다. 하느님이 당신의 모습대로 여자와 남자를 창조하셨으니 하느님은 여성성과 남성성을 다 갖고 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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