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주5일 근무」가 점차 정착되면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재충전의 기회가 되는 「휴가」와 「휴식」은 이제 현대인들에게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장마와 무더위에 짜증나는 여름이 그래도 기다려지는 것은 이러한 휴식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아쉬움이긴 하지만 한국교회 피서지 사목, 혹은 관광사목의 제 역할에 대해 몇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여름 휴가철이 되어도 신자들로선 휴식의 의미를 충분히 실현시키면서 신앙도 되새김해 볼 수 있는 기회나 장소가 마땅치 않다. 물론 휴가를 굳이 신앙과 결부시켜야 하는가 하는 점에선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바라는 이들조차 갈만한 장소가 없어서, 혹은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어서 포기해야 한다면 크게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본보가 최근 확인한 바에 의하면 피서지가 몰려 있는 몇몇 교구, 그것도 소수 본당 차원에서 인근 지역을 찾는 신자들을 위한 장소를 확보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도이다. 그나마 사목자들의 의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처지가 아님은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피서지 본당이나 교회시설들을 이어줌으로써 이용자들이 보다 용이하게 휴식과 신앙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우선 교구의 몫으로 돌릴수 있겠다. 공동사목의 개념을 원용해도 좋을 것이다.
각 지역 마다 이러한 인프라가 갖추어진다면 이젠 한국교회 차원에서 현황들을 수합하고 자료화해서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와 같은 보다 상위의 기구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필요하다면 별도의 기구나 조직을 가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활패턴의 변화로 이제 휴가는 상시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앙성숙과 휴식,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사람들에 치이고 바가지 상혼에 시달리며 필사적으로 피서에 나서야 하는 현대인들이 외면할 리가 있겠는가.
휴가에 나서는 이들도 진정한 휴가, 휴식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모처럼의 시간,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해 무엇이 의미있는지 한 번쯤 고민해야겠다. 『한적한 데로 가서 좀 쉬자』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그건 곧 참된 나 자신을 찾는 시간,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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