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가 탄생하면 「경사」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 7월 9일에는 2명의 주교가 한번에 탄생해 「겹경사」라는 큰 축복이 한국교회에 내렸다.
먼저 모든 신자들의 뜻을 모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된 유흥식(라자로) 주교와 광주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김희중(히지노) 주교에게 마음 가득 뜨거운 축하를 드린다. 또한 오랫동안의 바람을 이룬 광주와 대전교구민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이번에 임명된 두 주교는 특이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1년여 남짓 본당사목을 제외하면 사제생활의 대부분을 특수사목에서 활동했다. 특히 김희중 주교는 약 20년간을, 유흥식 주교는 약 10년간을 신학교에서 사제양성에 많은 정열을 쏟았다. 신학생을 가르치던 그 열정으로 신자들이 올바른 신앙인이 되도록 변함없는 가르침을 기대한다.
두 주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똑같이 「사제단의 화합과 일치」와 「모든 일에 있어 사제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광주대교구와 대전교구도 사제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제들간의 충분한 대화와 나눔이 부족할 수가 있다. 더군다나 『같은 교구 사제로서 아직 한번도 이야기를 해 보지도 못한 동료가 있다』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물론 서로의 삶의 방식이 다르고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늘어만 가는 사제 수에 비해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은 사제 피정, 연수조차 일정을 나눠서 하는 실정이고 보면 더욱 만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분리되고 갈라져 있는 것 같은 사제단의 현 상황을 하나로 이어 주는 역할이 두 주교의 크나 큰 사명이기도 한 것이다.
사제단이 일치되고, 한 목소리로 나아갈 때 양떼들도 화합되고 하나되어 아무런 두려움 없이 그 목자만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우리들의 대가없는 순수한 기도가 절실하다.
우리는 새 주교들이 큰 것을 보여주길 기대하기 보다 두 주교를 위해 쉼 없는 기도를 바쳐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기도가 가장 강력한 무기요, 가장 든든한 힘이기 때문이다.
사제품을 받을 때의 첫 마음을 주교품을 받고 나서도 계속 간직하길 바라면서 목자와 양떼를 위해 더 큰 희생을 치러야 하는 두 주교에게 우리 모두 기도로써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길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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