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앞으로 어떤 동화를 쓰고 싶어요?』
참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다. 혹은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다.
『아버지처럼 맑고 순수한 동심을 그려보고 싶은 가요?』
그럴 때면 나는 얼굴이 발그레지며 대답한다.
『동심은 늘 바탕에 두고 있어요. 좀 더 욕심을 갖고 말한다면 제 목소리가 들어간 풀꽃처럼 소박한 동화를 그리고 싶어요. 풀꽃들에게도 각자 향기가 있고 모습이 틀리듯 그런 색깔을 갖고 싶어요』
내가 꽃 중에서도 풀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풀꽃의 얼굴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얼굴 표정들이 각자 다 다르다. 좀 더 귀를 기울이면 풀꽃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바람을 부르는 풀꽃의 음성!
「풀꽃」, 풀꽃은 작지만 소박한 사랑을 한다. 아버지의 그리움이 풀꽃이었을까? 작은 것을 소중히 여겼던 아버지는 작은 풀꽃들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항상 들어주셨다. 그런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마음을 정했다. 풀꽃처럼 동화를 쓰자! 사실 나의 어린시절에는 동화가 필요 없었다. 환경이 동화였으니까….
그러나 요즘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 그 소중함도 잊은 지 오래다.
『환경보호를 합시다. 지구가 병들어가요. 우리는 맑은 물을 마실 수 있을까요? 지구가 병들어가면 우린 어떻게 될까요?』
학교 현실은 이렇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작은 점이 무서워 환경보호를 하자고 나선다. 그런 것 보다 더 중요한 점들을 잊은 채 말이다. 작은 소박함을 모른다. 작아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아이들, 풀꽃을 잊고 살아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난 무엇을 줘야 할까?
아이들의 눈, 아이들의 가슴이 되어, 보이진 않지만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다. 아마 그것이 나의 몫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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