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수 증가에 비해 유아세례 비율이 대폭 감소했다는 사실은 큰 우려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주교회의가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교세통계상으로 드러난 유아세례 감소율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한국교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60년부터 2002년까지 전체 신자수가 9.6배가 증가한 반면 유아세례율이 무려 6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전적으로 신자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신자 부모가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세례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하느님을 가르치는 일은 부모의 가장 으뜸가는 교육이다.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에서 영세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례 조차 주지 않고서 무슨 신앙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됐을때 충실한 신앙생활을 기대할 수 없다.
일부 부모들은 스스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세례를 주지 않아도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이들도 원죄로 타락한 인간의 본성을 지니고 태어나기에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이다. 자녀에게 생명을 내어준 부모는 그들에게 하느님을 가르치고 교육해야 할 중대한 의무를 함께 가지고 있다.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이 갖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어린시절에 하느님에 대해 부모로부터 받은 신앙과 삶의 교육은 평생 동안 지속되는 소중한 가르침이 된다. 유아세례는 세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성장하고 성숙되는 그 첫 발걸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저런 이유로, 게으름이나 소홀함으로 자녀의 유아세례를 미루고 있는 가정에서는 하루 속히 세례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생명의 보금자리이며, 신앙의 못자리요, 사회와 교회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가정을 성화하는 길임을 모든 부모들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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