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은 언제나 분주하다. 아침이 되면 분주한 사람들 틈 속에서 나도 걸음을 빨리 재촉하며 걷게 된다. 내 목적지는 언제나 혜화동이다. 지하철을 타면 시계를 들여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모두들 피곤한 모습으로 마네킹처럼 서 있을 뿐이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 되면 「오늘은 하루가 이렇게 가겠구나」 하는 계획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복잡한 생각들, 잡다한 생각들을 하며 회사에 들어올 때면 머릿속이 뚱뚱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하루 정해져 있는 시간들, 나른한 오후 햇살 속에서 그 시간만큼의 일을 한다는 건 참 지겨운 일이다. 직장생활이 다 그렇겠지만, 요즘 들어선 부쩍 하루하루가 지친다. 동화처럼 재미있는 줄거리가 머릿속에 가득하고 만화처럼 기쁨이 샘솟는다면 더욱 바랄게 없겠지만 말이다.
어제 우연히 듣게된 라디오의 음악프로그램 진행 아나운서가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행복은 우리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행복한 순간을 느끼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 보라』고 했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간에 말이다.
『행복을 만들어간다』 이 말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 그 속에 행복이 들어있기 보다는 내가 그 기쁨을 얻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지, 기쁨을 단순하게 느끼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나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행복만을 찾았던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기쁨 속에서 살아와도, 그것이 기쁨인지도 모른 체 현실의 괴로움만 느꼈던 것 같다.
주일마다 성당에 나가는 것도 기계적인 신앙생활을 해온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반성도 해본다. 행복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삶, 그 삶을 느끼며 배워나갈 것이라고 내 자신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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