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아이들에게 달은 어떤 존재일까? 아이들이 달을 바라보는 횟수는 한 달에 몇 번이나 될까?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또는 컴퓨터와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동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노는 시간이 많았고, 지금과 같이 고층 아파트가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밤하늘을 환하게 밝혀주던 달은 우리들과 자연스럽게 함께 하던 신비로 둘러싸인 존재였다.
당시 어떤 사람들은 둥근 보름달이 동산 위에 떠오르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빌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들의 마음이 참으로 소박한 것이었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편으로 달은 인간의 정서를 따뜻하게 하는 문학의 대상이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시인들과 가수들이 달에 대한 시를 짓고 노래했으며, 얼마나 많은 동화작가들이 달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오늘날 천문학의 발달로 우리는 달의 객관적인 모습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달은 지름이 약 3476㎞로서 지구의 약 1/4 정도 되고, 지구에서 평균 38만㎞정도 떨어져서 지구를 29.5일에 한 바퀴씩 돌고 있으며, 중력은 지구의 1/6정도 되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달에서는 지구에서보다 6배나 높이 뛸 수도 있다는 것을 비롯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달의 기원에 대해서 아직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달은 지구에서 분리되어 차츰 형태를 갖추어 갔기 때문에 지구의 아들이나 딸과 같다고 설명하고, 어떤 학자들은 달은 태양계가 형성될 때 지구와 같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지구의 형제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며, 어떤 학자들은 달은 원래 다른 곳에 있었는데 지구에게 가까이 오다가 지구의 인력에 끌려 들어와서 지구를 돌게 되었기 때문에 양아들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설명들은 모두 일리가 있는 듯 하지만 어느 설명도 정설로 인정받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리가 달의 앞면만 볼 수 있고 뒷면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을 돌면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만 볼 수 있을 뿐인데, 달은 왜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서 자신의 앞모습만 우리에게 보여주는지 알 수 없다. 망원경으로 보면 달의 표면이 심한 곰보인데, 그 원인이 운석이 그렇게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화산폭발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인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달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큰 부분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늘에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저 달을 한 번도 만나보지 않고 보내는 밤이 과연 충만히 채워진 밤일까? 밖에서 달이 옛날부터 이 땅을 비추면서 알아 온 이야기를 해 주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다 보내면서 침침하고 피곤한 눈을 비비고 있는 것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해님의 밝고 힘찬 빛, 달님의 부드럽고 은은한 빛, 솔숲을 막 지나와서 솔 향기를 가득히 머금은 공기, 깊은 산 속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들이 내는 재잘거림 등과는 거리가 한참 먼 삶에서 우리가 과연 건강하고 행복한 몸과 마음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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