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과 19일, 연이어 거행된 대전교구 유흥식(라자로) 부교구장 주교의 서품식과 광주대교구 김희중(히지노) 보좌주교의 서품식은 매우 이례적인 「겹경사」이자 참으로 한국교회가 받은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주교로 서품된 두 분 주교와 광주대교구와 대전교구민들에게도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광주대교구로서는 교구 설정 66년만에 처음으로 교구 출신 주교님을 새로 모시게 되었다는 점이 교구민들에겐 더 없는 기쁨이요 축복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새 주교들의 서품을 계기로 다시 한번 주교직의 소임에 대해 되새겨본다.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가 서품식 훈시에서 언급했듯이 『주교직은 명예를 누리는 직이 아니라 사람들의 선익을 위해 노력하는 봉사직』이며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희생과 봉사의 직분』이다.
이러한 주교직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제단과의 화합과 일치, 교구 신자들의 끊임없는 기도와 협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두 분 주교는 주교임명 직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똑같이 『사제단의 화합과 일치』를 강조하고 『모든 일에 있어 사제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중 주교는 특히 서품식 후 『가난하고 겸손한 목자, 배우며 섬기는 봉사자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분 주교의 포부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특별히 한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바로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우선적으로 보여달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의 전도와 이념의 대립 등으로 전에 없는 갈등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싸여 있다. IMF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난은 가족해체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고 있고, 우리 사회의 생명의식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암울한 세태에 한줄기 빛이 되어야만 한다. 그 한 가운데 사목자들이 서 있다.
주교는 교회의 양심과 삶을 대변하는 교계제도상 최고위 성직자이다. 따라서 주교의 일거수 일투족과 말 한마디는 바로 교회 내 수많은 사제와 신자들의 본보기이며 거울이다. 그 소임의 막중함에 합당하게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의 친구요 아버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두 분 주교의 서품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거룩한 사제요 하느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아가시기를 우리 모두 정성을 다해 기도드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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