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회」가 일정을 마쳤지만 정작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여정은 더 멀어진 듯하다. 대표단은 대회 폐막식에서 『전쟁 위험을 막기 위해 민족이 대동단결할 것』을 다짐하고 내년 대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지만 막상 서울에서는 이른바 보수와 진보 진영간 도심 시위 대결이 빚어졌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당위성에는 누구도 이론을 제기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북한과 통일 문제에 대한 태도와 방법론에 있어서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주장만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최선이라고 강변하는 극단적인 자세이다.
다양한 의견들이 적극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사회가 발전된 민주사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대다수인 85%가 집단간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민족 화해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가 점점 더 양 극단으로 갈리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소위 보수와 진보 세력간의 세 싸움으로까지 보이는 이러한 현상들은 민족 화해 문제와 관련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자칫 민족 화해라는 민족의 염원이자 지상 최대의 과제가 지닌 당위성까지 퇴색시킬 수 있고 통일된 민족이라는 미래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좀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자세가 어떤 것일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이념의 양극단에서 조금씩 물러나 양보와 건전한 타협의 자세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민족의 화해와 일치는 우리 민족이 반드시 풀어야 할 시대적인 요청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 다시 열릴 8.15 민족대회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민족 화합의 한마당으로 펼쳐져야 할 것이며 모든 대회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남북 모든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을 기대해본다.
여기서 우리가 또 한 가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북한 주민들은 우리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여전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국제 까리따스는 최근 북한 지원 기금 모금이 목표액의 30%에 머물러 북한의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했다.
정치적, 군사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북한 동포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꾸준하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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