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미술가협회는 지난 7월, 한국교회 건축과 미술의 미래를 조망해보기 위한 시도로 「유럽 현대 성당순례」를 실시하고 최근 이번 순례의 성과를 정리하는 세미나를 가졌다.
본지는 한국의 사제, 건축가, 성미술가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순례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한국교회 토착화와 복음화를 건축과 성미술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5회에 걸쳐 싣는다.
한국 가톨릭 미술가협회가 최초로 기획한 이태리/프랑스 현대 성당 건축 답사는 교회의 토착화와 복음화를 성미술과 건축을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한국의 사제, 성당건축가, 성미술가들에게 커다란 시사점과 경험의 기회를 주었다.
급격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에 있어서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교회정신의 불변하는 본질을 형상화할 수 있는 성당건축 및 예술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답사를 통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성당건축의 경향인 내부공간의 집중화, 양식주의 건축에서 탈피한 건축형태의 다양화, 전례이외의 복합적 기능을 담는 성당건축의 사회화, 휴먼 스케일화된 성당으로의 변화와 같은 요소들이 어떻게 현실화 되어있는가를 검증해 볼 수 있었다.
방문한 여러 개의 시설중 소개하여 보면 롱샹 성당은 르 코르뷔시에르(Le Corbusier)에 의해 설계되었고 전례기능을 고려한 평면계획 이외에도 종교성과 예술성을 표현키 위한 건축공간의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앗씨(Assy) 성모 성당은 바실리카 전통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특히 루오, 샤갈, 마티스 등의 작품이 건축과 일체화 되어있는 예술성이 강하게 부각되어진 아름다운 성당이다.
콜베 성인 성당은 판테온을 연상케하는 대담한 돔(Dome)형태를 간결하고 현대적인 구조해석으로 표현한 작품이고, 자비의 성당은 마리오 보타(Mario Botta)의 작품으로서 판테온의 형태를 연상케하는 로마 건축 전통의 현대적 표현으로 느껴진다.
집중형 원형평면이 돔의 상승적인 공간과 잘 어우러짐, 성모마리아 성당은 알바 알토(Alva Aalto)의 대표작으로 플라톤적인 절제미가 돋보이는 바실리카 양식건축의 현대적 변용의 걸작으로 느껴졌다.
세례자요한 성당은 피렌체 고속도로변의 콘크리트의 조소성이 매우 우수한 유기적 성향의 작품으로서 조각, 건축이 일체화된 수작으로 느껴졌다.
성베르나르도 성당은 유기적 건물형태와 전례공간 상부의 대담한 지붕곡선 그리고 스테인드 글래스의 강렬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많은 작품을 감상하였고 결론적으로 답사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① 양식주의 건축에서 탈피한 원형, 정방형, 마름모꼴, 유기적형태 등 형태의 다양성을 추구
② 다양화의 경향 속에서도 전통의 재해석과 현대화 작업을 통한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는 경향
③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절제된 기하학적 건축언어의 사용한 신기능주의적 경향 등으로 요약될 수 있었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성당건축 발전을 위해 제안하여 본다.
① 다양한 자료축적을 통한 한국적 현실에 맞는 한국적 성당 계획지침 수립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
② 종합예술로서 성당건축을 만들어가는 사제, 예술가, 건축가의 건축작업상의 협력체계구축
③ 예술가, 건축가가 사제와 함께 상호교류의 증대를 통해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
끝으로 성당 건축의 종교성, 예술성, 기능성을 탐구하는 다양한 장르의 인원으로 구성된 성당건축연구회와 같은 모임이 형성될 수 있다면 성당건축예술전문지 발행을 통한 다양한 전문적 시각과 지식의 축적성당 건축의 인식증대를 위한 워크숍 개최 및 국내외 시설의 지속적인 전문 건축답사, 번역, 저술작업 및 도면집 발간을 통한 자료의 축적, 성당건축의 계획 지침과 시설기준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서 한국성당건축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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