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에서 가장 중심에 두고 계획되어져야 하는 곳이 「전례가 거행되는 공간」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역사와 문화의 변천 그리고 교회 전례의 다양화와 변화에 따른 전례 공간 구성도 달라져 왔으나, 시대와 문화를 넘어서 언제든지 「좋은 전례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대부분 성당들은 건축형태와 전례공간들이 다양한 구조가 아닌 것에 비해 이탈리아 현대 성당들은 작가의 자유와 개성이 잘 드러난 건축형태와 다양한 전례공간이 특색이 있었다. 다만 전례공간으로의 안정감과 제대위에 설치된 전례용품들의 예술성은 미흡했다.
「사도 마티아 성당」의 경우 전례공간으로 들어오는 빛의 처리, 특히 제대 벽면과 천정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줄기들은 제단을 바라보는 시각을 산만하게 하였고, 전례용품들의 조형미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물론 밝은 공간과 빛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작가의 깊은 뜻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전례와 기도하는 공간으로서의 안정감과 거룩함을 느끼기에는 아쉬웠다.
한국교회 내 성당들에서도 제단부분의 벽면 상태와 색상, 마감재료의 질감이 부적당하게 처리되고, 제단위에 설치된 전례용품 또한 조화롭지 못한 곳이 많다. 또한 전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제단 부분의 장식들로 전체 분위기와 조화를 깨뜨리는 상황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심성에 맞고 제대 공간에 합당한 조형미가 있는 것으로 변화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특히 우리 조각가들의 도움과 역할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조각가들의 역할이 잘된 특색 있는 성당의 예로는 이탈리아 「세례자 요한 성당」을 들 수 있는데, 건축당대에 활동했던 훌륭한 조각가들의 작품이 공간 규모에 맞게 배치되었고, 출입구의 성당 문부터 미사전례의 공간까지 연결성이 잘 고려된, 상징성(의미.뜻)과 실용성(기능)을 갖추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나 전례 공간의 풍요함과 고유함을 더해 주었다. 이처럼 좋은 교회 미술작품들은 신앙인들의 영성에 풍요를 주는 동반자라 생각한다.
이탈리아 현대 성당은 유리화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인데 비해, 「성 베르나르도 성당」은 벽면 대부분이 강한색의 유리화로 마감되어 있어, 제대 중심으로 모여 져야할 시각이 강한 색유리를 통과한 빛들로 내부 공간을 물들였다.
이는 전례와 기도를 위한 공간으로는 너무 현란했다. 우리 한국 교회도 유리화가 잘 되어진 곳도 있지만 많은 성당의 전례공간이 잘못된 유리화 때문에 분위기가 산만하고, 방해되는 요소가 많음은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개선되어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 특히 화가들이 건축설계사와 함께 전례 공간에 합당한 색상과 형태 그리고 빛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와 숙고가 있어야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심성과 문화 환경에 잘 조화된 「합당한 전례공간」은 어떻게 개선되어지며 준비되어져야 할까?
우리는 그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한국 교회 건축에 대한 문제점들을 알면서도, 실제적으로 개선을 위한 전문인들과의 대화 및 계획에 철저하지 못했고, 많은 부분들이 비전문인의 취향대로 구성됐었다.
이제는 보다 「좋은 전례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건축시작부터 마무리와 유지관리까지도 사목자와 신자 공동체가 교회 건축설계사와 미술인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움직일 때이다.
우리의 전례 공간은 많은 신앙인들에게 하느님을 느끼게 해주고 이웃과 만나는, 하느님이 보시기에 참 좋더라! 하는 외침이 느껴지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신성하고 아름다움이 결합된 전례공간으로 변화하고 마련되어, 시대와 문화가 변해도 많은 신앙인 들에게 좋은 전례 공간으로 살아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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