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성당 답사에서 받았던 충격적인 감동은 건축가의 주관에 따라서 성당건축물들이 다양한 형과 공간으로 추구되고 있었다. 새로운 개념에서 전통을 재해석하면서도 종교적인 정신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었다.
새로운 유형을 제시한 「롱샹 성당」은 커다란 몇 개의 덩어리들로 구성된 풍부한 양감을 갖는 조각으로 동쪽에 만 여명이 야외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르 꼬르뷔지에 한 작가에 의해 모든 것이 계획되어 통일된 분위기가 아름다운 공간과 형태를 지녔다. 남쪽 두꺼운 담의 불규칙한 크기의 스테인드글라스로 들어오는 빛이 성당내부의 공간을 신비스런 느낌을 들게 한다.
거푸집으로 시멘트를 부어 만든 독서대와 계단에 쇠를 두드려 붙인 난간, 칠보로 제작된 그림 같은 출입문과 야외용 제대와 의자 등 모든 것이 자연스러우면서 조형성이 뛰어나 순례객에게 감동의 순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골베 성인 성당」은 원구의 형을 깨서 마당을 만들고 입구와 출구로 통하는 문이 있으며 성당내부 돔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X자형의 목재로 마감한 시원하고 대담한 공간이다. 성당 둘레에 연못이 있어 수련을 성당 내부에서 낮은 창을 통하여 볼 수 있는 것과 새로운 재료와 공법을 사용하여 흰색톤이 주는 분위기는 강한 인상을 주었다.
「세례자 요한 성당」은 고속도로변에 위치하여 설계시 단시간의 주차와 만남의 주제에 비중을 두었다. 흰색 대리석을 벽돌처럼 쌓아 올린 벽과 부식된 녹색동판을 이어 붙인 지붕의 외부 형태는 하나의 구조적 조형물이다. 성당 입구에 그리스도의 이야기로 시작 되는 「모세의 기적」과 「아기 예수의 성탄」을 부조로 제작한 청동문이 있고 회랑 왼쪽에 이태리 10대 도시 주보성인을 주제로 한 10점의 고부조는 이 성당의 대표작이다.
십자고상, 십사처, 유리화 등 성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장식으로 가득하다. 콘크리트로 정형화 되지 않은 형태의 내부구조 공간은 자연 광선의 유입으로 신비스러우며 엄숙하다. 이 성당은 예술작품으로서 인간과 신의 만남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자비의 성당」은 원형이고 외부공간은 사각형인 기하학적 형태이다. 중앙부 원뿔로 된 천정이 위로 솟아 있고 그 원뿔을 위쪽에서 사선으로 자른 타원형의 천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밝은 빛이 따뜻한 색의 벽돌과 만나서 부드러운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기 위하여 만든 거룩한 공간이었다.
아케이드에 둘러 쌓인 외부 공간은 만남의 장소이며, 회랑 모퉁이 원형 분수대에서 출발하는 물이 수로를 따라 마당 중앙의 정사각형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수도원의 중정처럼 명상에 잠기게 하는 신비스런 공간이었다.
「성모 마리아 성당」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가 인상적이었다. 동판으로 감싼 기하학적인 단순한 형태의 지붕은 1/4 원형이 4번 반복되어 확대되다가 아래 땅 쪽으로 향하여 사선으로 내려온다.
나무로 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단 쪽을 향하여 투시도법으로 처리된 내부 공간이 밝은 빛으로 가득하여 평화스런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할 장소를 제공한다. 이 성당은 장식이 없는 순수함, 공간을 비우는 현상이 성스러움을 표현하는 좋은 예가 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계획되는 성당건축을 위한 제언으로 교회측과 건축가, 성미술 제작자가 충분한 준비와 계획을 세워 처음부터 하나의 목적에 일치되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전례공간과 부속기관을 구별하여 설계되었으면 한다. 대지가 넓지 않을 때는 층별로 구분 되어 입구를 달리하여 전례에 충실한 장소로서 위상과 형태를 지녀야 될 것 같다. 또한 성당을 잡다한 종교적인 상징물과 육중한 장궤틀로 가득 채우는 것은 피했으면 한다. 이런 것들이 미학적으로 공간효과를 허물어뜨리고 신의 집을 하나의 강당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너무 큰 성상이나 건축물과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은 부담스럽다.
오히려 공간을 비워두어 마음이 한 곳으로 모아져 하느님을 찬미하기 위한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교회는 예술가에게 기량과 개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여건을 마련해야 작가는 혼신을 기울여 작품 제작에 몰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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