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유로 노년이 서러운 노인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우리 사회의 통계 지표들은 노인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새로 일깨운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62명꼴로 전체 인구 자살률인 27.46명 보다 2.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자살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99년 19.43%에서 해마다 늘어 올해엔 30%대에 이르고 있다.
노인학대와 폭력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노인학대와 폭력은 그 피해자들을 수용하고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보호체계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노인에 대한 학대와 폭력 역시 경제난과 가정붕괴라는 작금의 사회현상의 직접적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소외와 방치의 대상이 되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나라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선 미래의 주역인 아동과 청소년(교육)에 대한 투자를 보고, 그 나라의 복지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선 노인에 대한 사회보장 체제를 확인하라는 말이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우리 나라의 복지 수준은 「OECD」 가입국이라는 문패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현재 국내에서 노인학대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지원하고 있는 단체는 까리따스 수녀회가 결성해 전국 11곳에서 운영중인 「노인학대 상담센터」가 거의 유일하다. 이 센터에 따르면 2001년 511건이던 노인학대 상담건수가 지난해에는 723건으로 무려 200여건이나 증가했다.
또 자녀로부터 격리시켜야 할만큼 심각한 학대의 경우에도 마땅히 이들을 수용할 장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다. 그나마 유일한 노인복지시설인 유?무료양로원 마저 노인들의 경제사정이나 자녀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노인에 대한 학대와 폭력은 결국 그들의 자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정부와 교회를 비롯한 민간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노인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본격적인 고령화사회가 도래하면 노인문제는 겉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로 확산될 것이 뻔하다. 정부는 예산과 투자를 대폭 늘이고, 교회도 노인사목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배가해야 한다.
교회의 장점인 본당을 중심으로 한 「위기개입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무엇보다 학대받는 노인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전용 쉼터」를 마련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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