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은 전교주일이다. 전교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나 선교지역을 정신적 물질적으로 돕기 위한 날로 설정된 이 날은 1822년 프랑스 리옹에서 전교회가 창설된 후 신자들에게 전교열을 고취시키고 전교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시작돼 1922년 교황 비오 11세가 전교회를 교황청 사업으로 승격하면서 전세계 교회로 확대된 역사를 갖고 있다.
세계 각국 교회에서는 이러한 뜻에 맞게 전교주일이 되면 해외 선교지역 선교 사업을 위한 특별 헌금을 모금하거나 기도회 모금 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미 칠레교회의 경우에도 전 교회 차원에서 세계 각국에 선교사로 파견될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식적인 파견식을 갖는 등 교회의 사명이라 할 수 있는 「파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이는 행사를 갖는다.
그러나 한편 한국교회 안에서는 이같은 전교주일이 다소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국내 선교에 초점이 맞춰지는가 하면 대다수 신자들은 선교의 의미를 강조하는 날 정도로 전교주일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교회가 해외선교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다는 지적은 그러한 분위기와도 관계가 있을 듯 하다.
80년대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도 나누는 교회로의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현재 세계 각 지역에서 수백여명의 선교사들이 한국교회 이름을 드러내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지만 아직 전교회 차원에서 해외선교를 관장하는 독립기구도, 선교사 양성이나 선교지 파견에 앞서 사전 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 한국교회 실정이다. 그같은 여건 부족은 교구 수도회 선교회들이 나름대로 선교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소중한 경험과 정보들이 한국교회 전체의 선교 노하우로 쌓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낳는다.
무엇보다 한국교회 안에 해외선교 인식을 새롭게 불어넣기 위해서는 본당 사목자와 신자들에게 해외선교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영성에 대한 의식을 교육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할 것 같다. 그러한 아래로부터 선교의식을 쌓는 일과 더불어 주교회의 등 전교회 차원에서 해외선교를 전담하는 기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교황청을 비롯 세계 교회에서 발전된 한국교회의 선교적 역량을 기대하고 풍부한 성소를 나눠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그동안 받았던 노력들에 대한 응답과 우리의 영성을 세계교회에 나눈다는 마음으로 해외선교에 대한 인식을 고무시켜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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