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최고 목자이며 인류의 영적 스승으로서 그리스도의 참 평화와 사랑의 가르침을 선포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위 25주년 은경축을 모든 한국 가톨릭교회의 교우들과 마음을 모아 축하의 뜻을 전한다.
냉전으로 인류가 양분돼 살얼음 같은 대립 속에 살아가던 세계 속에서 공산국가 폴란드 출신의 카롤 보이티야 추기경이 제264대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가히 인류와 그 역사에 깊이 간여하는 하느님의 섭리의 손길이 아닐 수 없다.
그 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차갑게 얼어있던 동토의 땅에 자유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고 동구권 공산주의의 벽이 무너지는데 기여함으로써 냉전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25년 동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전세계를 다니며 그 땅에 입맞추어 평화를 기원하고 여전히 이어지는 분쟁과 갈등의 세계사 안에서 인종과 국가, 계층과 종교를 초월해 평화의 사도로서 그 소명을 수행해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6일 거행된 기념미사 강론에서 교황직이라는 그 엄청난 소명을 받아들여야 할 때 『어찌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라는 고백에 우리는 참으로 숙연해진다. 하지만 교황은 이어 오직 주님께 대한 온전한 의탁으로써 교황직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년의 지난 세월 동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삶은 바로 그러한 거룩한 봉헌과 전적인 의탁의 삶이었으리라고 우리는 감히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위 25년은 바로 하느님의 영광과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한국과 한국교회에 대한 사랑은 참으로 각별했다. 한국 땅에 직접 와서 103위 한국 순교 성인들을 탄생시켰으며 북한 땅의 동포들이 굶주릴 때 그들을 걱정하고 기도를 바쳐달라고 호소했다.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 교회 신자들의 교황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재위 25주년 은경축을 다시 한 번 경축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온 지난 25년의 노고로 육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화와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데 조금의 주저도 없는 교황 성하를 위해 모든 한국 신자들과 함께 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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