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아시아.태평양 꾸르실료 대표자 회의(The 17th Asia-Pacific Encounter)가 열린 타이완 최남단의 켄팅 반도는 북회귀선 아래쪽 열대권이었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 야자수와 우거진 정글, 어란비 공원의 새하얀 등대에서 비추는 외로운 불빛은 남국의 정취가 그대로 였다.
「가정과 복음화(Family and Evangelization)」를 주제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3박4일 동안 계속된 이번 회의에는 꾸르실료 한국협의회를 비롯한 8개국 11개 지역에서 모두 96명의 꾸르실리스따들이 참가했다.
개회식에 이어 샨 바오로 추기경과 각국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미사가 봉헌되면서 회의는 막이 올랐다.
매일 새벽 6시30분의 아침기도를 시작으로 밤 9시30분 지녁기도에 이르기까지 듀링 꾸르실료를 방불케 하는 강행군이었다. 회의 이틀째인 10일에는 국가별 보고에 이어 샨 바오로 추기경이 「꾸르실료 운동과 복음화」에 대한 특강을 맡았다.
샨 바오로 추기경은 『꾸르실료 운동이야말로 오늘날 교회에서 제기한 가장 중요한 은사 중의 하나로써 새로운 비전과 복음화의 길을 열어준다』고 강조했고, 베들레헴 선교회 소속 칼.스텔리 신부는 「가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은 급속한 가정 붕괴현상과 가정이 직면한 비인간적인 위협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가족교회인 가정의 성격과 중요성을 일깨우자』고 역설했다.
이제 가정문제가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최대 관심사임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특히 이번 회의의 국가별 보고에서 우리나라에 꾸르실료를 전해준 필리핀의 에드문도?카이모씨는 『필리핀에서는 이제 꾸르실료 운동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소멸된 상태』라고 한탄하면서 그 이유를 『질보다 양에 치중한 잘못과 교회의 무관심이 필리핀의 꾸르실료 운동을 오늘과 같이 죽였다』고 실토했다.
회의기간 동안 각국 참가자들이 한국 꾸르실료 운동에 대해 「한국의 꾸르실료 운동은 아시아의 등불이요, 아시아의 리더」라고 치켜세운 기대를 새삼 곱씹으며 우리가 변화하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얼마만큼 수용하고 있는지, 당면한 현실적 대응을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